유한양행의 꿈 실현되나…‘렉라자’ 미국 FDA 승인 초읽기

입력 2024-08-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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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31호 신약 ‘렉라자’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 진출의 문턱에 섰다. 연구·개발(R&D) 중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유한양행의 글로벌 제약사를 향한 꿈도 함께 무르익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얀센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이달 22일까지 판가름날 전망이다.

얀센의 모회사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12월 FDA에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 신청했다. 이번에 승인되면 렉라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첫 번째 국산 항암제가 된다.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해 2015년 유한양행이 도입한 렉라자는 2018년 얀센에 1조4000억 원 규모로 글로벌 개발 ·판매 권리가 이전됐다. 유한양행은 2021년 1월 국내에서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고, 지난해 6월에는 1차 치료제 허가까지 획득했다. 올해 1월 1일부터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임상 3상 시험인 마리포사(MARIPOSA)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23.7개월을 확인했다.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의 mPFS는 16.6개월로, 약 7.1개월 개선한 결과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존슨앤드존슨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FDA 허가를 자신하며, 전 세계 EGFR 비소세소폐암 1차 치료 시장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매출 규모는 최소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 역시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미국에서 1차 치료의 글로벌 표준치료로 우뚝 설 것”이라며 렉라자의 글로벌 성공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FDA 허가를 획득하면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6000만 달러(약 800억 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한다. 예정대로 허가 받으면 연내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어 판매에 따른 별도 로열티도 들어온다.

유한양행은 2026년 연매출 4조 원 달성을 목표로 R&D를 강화해 왔다.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단 목표도 있다. 렉라자는 이를 실현할 중요한 열쇠다. 특히 렉라자는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등극이 유력하다.

올해 상반기 유한양행의 매출은 연결기준 9478억 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매출 2조 원 돌파에 가까워졌다. 렉라자의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유입되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와 면역항암제(YH32367) 등 ‘넥스트 렉라자’를 위한 후속 파이프라인의 연구도 탄력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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