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서 ‘황제주’가 전무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기 황제주 대관식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1주당 100만 원을 돌파할 경우 2022년 태광산업 이후 2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황제주가 탄생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1.04% 내린 95만 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2달 사이 30% 가까이 올랐으며,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9% 넘게 올랐던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흐름이다. 1주당 가격이 100만 원을 돌파할 경우 2022년 5월 태광산업(9일 100만1000원)에 이어 황제주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4위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지난 5월에는 5위로 잠시 떨어졌지만, 2분기 들어 가파른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67조 원으로 5위인 현대차(약 50조8000억 원)와 20조 원가량 격차를 벌려놓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2달 주가가 강세를 띤 데는 호실적의 영향이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5%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고, 상반기 실적은 2조1038억 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성장세를 반영해 올해 연간 매출액이 4조 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신규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초 미국 소재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637억 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까지 체결해 상반기 만에 연 누적 수주금액 2조5000억 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상위 20대 제약사 1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상반기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이 모멘텀을 잃은 가운데 바이오 업종의 주가 상승 동력이 높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최근 코로나19가 재급증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더불어 녹십자엠에스, 오상헬스케어, 휴마시스 등 코로나19 치료제 또는 진단키트 관련주들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는 앞서 지난해에 황제주가 나왔다. 에코프로는 작년 7월 장중 주당 100만 원을 넘기면서 16년 만에 코스닥시장에서 황제주에 등극했고, 같은 해 9월 8일 종가는 1주당 102만1000원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액면분할을 통해 보통주 1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5분의 1 정관 변경을 결의하면서 이날 종가는 9만 원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