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식사를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저녁 6시 30분부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했다고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만찬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부부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2008 베이징·2012 런던올림픽 때 역대 최다 13개 금메달을 획득한 공통점이 있다"며 "파리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둔 태극전사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젊은 세대가 미래에 짊어질 부담을 덜기 위해 기성 세대들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원전 수주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5월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이 방문했을 당시, 모하메드 대통령에게 "한-UAE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모하메드 대통령이 "맞다"고 공감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당시 수출 경험이 없고, 열세였던 한국이 역전 드라마를 썼던 회고담을 전했다. 특히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지켜봤다면서 "이번 24조 원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최근 정치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은 약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만찬 메뉴로는 한우 갈비구이, 갓 지은 솥밥, 소고기된장찌개가 올랐다. 모두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이,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