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2일(현지시간)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0.53포인트(0.36%) 하락한 3만9357.0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23포인트(0.00%) 오른 5344.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5.31포인트(0.21%) 상승한 1만6780.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기다리며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은 13일과 14일에 발표되는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와 CPI, 미국 소매판매(15일) 등 주요 경제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국 경제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대폭락 장을 연출했다.
이에 시장은 이번 주 주요 경제 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항공모함 전단과 유도미사일 잠수함 부대를 중동에 파견하기로 하면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불안감이 커졌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F-35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모함 전단과 유도미사일 잠수함 등을 중동에 배치하도록 명령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은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22달러(4.2%) 급등한 배럴당 80.0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2.64달러(3.3%) 뛴 배럴당 82.30달러로 집계됐다.
WTI와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각각 지난달 19일, 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란은 지난달 31일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천명해왔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스라엘이 자국 군대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0.11포인트(0.02%) 하락한 499.08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3.59포인트(0.02%) 상승한 1만7726.47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42.15포인트(0.52%) 오른 8166.88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19.04포인트(0.26%) 내린 7250.67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ㆍ생산자물가지수(PPI)와 유럽의 고용 및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미국 동향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네덜란드 협동조합은행인 라보뱅크의 벤저민 픽턴 수석 전략가는 "이번 주에는 예측이나 설명을 뒤집고 변동성이 다시 고개를 들 여러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잉글랜드은행(BOE)의 향후 금리 인하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13일부터 연일 고용 통계, 인플레이션, 경제성장률 수치 등이 공개된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내렸지만, 추가 인하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 금값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0.6달러(1.24%) 오른 온스당 250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일 이후 최고치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주목하면서 안전 자산인 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인플레이션과 소비, 제조업, 고용 관련 지표가 발표된다. 시장은 이 지표들이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0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평소보다 부드러운 어조로 “지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환영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13일 오전 8시 1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0.77% 상승한 5만9262.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5.91% 급등한 2709.0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2.65% 오른 517.96달러에, 리플은 3.26% 뛴 0.56716735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물가 지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1% 내린 103.13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04% 상승한 1.0930달러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0.42% 오른 1.2786달러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0.84% 상승한 147.89엔으로 집계됐다.
이날 달러화는 엔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지난주 세계 시장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다 금리가 높은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바수 메논 투자 전략 이사는 "아직 엔 캐리 트레이드가 완전히 청산됐는지 불확실하다"며 "엔화가 약화함에 따라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압박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엔화가 또다시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140~150엔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140엔 수준으로 엔화가 강화된다면 캐리 트레이드는 다시 활성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