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3.3만 개 상환 절차 도입 추정…최초 지갑엔 32% 물량만 남아
채권자 파악ㆍ공포 이겨낸 시장…소식에도 하락 없이 오히려 상승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마운트곡스 발 공포가 끝을 향하고 있다. 마지막 채권 상환 파트너인 비트고에 3.3만 개를 이체하며, 마운트곡스 지갑에는 최초 상환 물량의 32% 수준인 4만6000여 개 비트코인만이 남은 상황에서 시장 역시 채권 상환 이슈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1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마운트곡스에서 3만3000여 개 비트코인을 전송받은 가상자산 커스터디 업체 비트고 추정 주소가 전날(13일) 밤 신규 생성 주소로 해당 비트코인 대부분을 옮겼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아캄은 13일(현지시각) 공식 X를 통해 “비트고 내 한 주소가 테스트 이체를 시작했으며, 곧 채권자들에게 물량이 배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캄 데이터에 따르면 7월 1일 최초 상환 시작 시 약 14만2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마운트곡스 지갑은 현재 약 4만6000개의 비트코인 만을 보유 중이다. 전체 상환액의 약 70%를 소진한 상황이다.
앞서 마운트곡스는 지난달 31일 기준 채권자 1만7000명, 채권액 50% 이상의 상환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같은 날 약 3만3000개 비트코인을 비트고 추정 주소로 이체한 바 있다. 전날 비트코인 3만3000여 개의 상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고는 5개 채권 상환 파트너(비트뱅크, 비트고, 비트스탬프, 크라켄, SBI VC 트레이드) 중 마지막 파트너로 알려졌다.
2014년 당시 전체 비트코인 유통량의 4%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85만 개를 해킹당한 뒤 파산한 마운트곡스의 채권 상환 소식은 가상자산 시장의 오랜 악재로 작용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5월 28일 채권상환을 위한 물량 이동이 발생했을 때나, 6월 24일 구체적인 채권상환 소식이 알려진 때 등 상환 시작 전부터 관련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출렁였다.
7월 1일 실제 상환 절차가 시작된 뒤에는 독일 수사 당국의 비트코인 매도 등 악재가 겹치며 7월 초 한때 종가 기준 5만5000달러 선까지 비트코인 가격을 후퇴시키기도 했다.
다만, 이제 이 같은 공포는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상환 물량의 약 70%가 이미 상환됐거나 상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물량 자체가 크게 줄었고, 시장 역시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의 비트코인 보유 성향을 학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채권 배분이 진행된 크라켄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의 누적 거래량 델타(CVD) 수치를 기반으로 봤을 때, 대부분의 마운트곡스 채권자들은 배분 받은 물량을 곧바로 판매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에 분배를 준비 중인 비트코인 약 3만3000개가 최초 이동했을 때나, 해당 물량의 테스트 이체, 실제 이체 등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이 운영하는 코빗 리서치센터 역시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서 마운트곡스 채권 상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리서치는 ‘믿지 말아야 할 10까지 설화’ 중 한 가지로 마운트곡스 발 대량 매도를 꼽으며 “조기 지급 비율, 펀드의 보유 및 배분 전략, 비트코이니카 파산 절차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실제 실장에 풀릴 비트코인 매도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운트곡스 채권상환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하며 시장예상치(0.2%)를 하회했다. 이에 이날 오후 2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6만910달러, 업비트 기준 8481만 원을 기록하며 24시간 전보다 약 3%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