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에서 안전과 품질의 표준으로 여겨졌던 일본 건강ㆍ뷰티 제품이 최근 인기를 잃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리안단루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일본 고바야시제약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올 상반기에 전년비 54% 감소했다.
홍국(붉은 효모 쌀·베니 코지) 성분으로 만든 고바야시제약의 보충제 ‘누룩 콜레스테롤 헬프’가 일부 사망을 초래했다는 보도가 타격을 가했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도 원자력발전소의 폐수가 방류돼 소비자 불매운동을 촉발한 이후 비슷한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시세이도는 4%, SK-II는 9% 가량 매출이 줄었다.
이런 안전 이슈 외에 소비자의 취향과 습관의 변화도 중국인들의 일본 소매점 발길이 줄어든 요인이 됐다.
이세탄미쓰코시홀딩스는 27년간 상하이 도심에서 운영한 랜드마크 백화점을 6월에 문을 닫았다. 이제는 중국에 단 1개의 아웃렛만 운영하고 있다.
일본 소매업체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이토요카도 본토 매장을 닫았다.
신장의 면직물 사용 등 갖은 외교적 마찰을 견뎌낸 일본 브랜드들도 흔들리고 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최근 분기에 중국에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대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니클로의 중국 확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상하이,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에서 플래그십 매장을 정비하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회사인 차이나스키니의 상무이사인 마크 태너는 “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하고, 더 타깃팅 돼 있으며,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중국 국내 브랜드에 맞서 일본 브랜드들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영유아 가짜 분유 파동 등을 겪은 중국에서 많은 중산층이 외국 브랜드, 그중에서도 일본산을 선호했지만 최근에 일본 기업들의 침체로 인해 본토 경쟁사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