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에 조달비용 부담 줄어
자동차 할부 최저금리 평균 4%대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자동차 할부금리도 인하돼 할부금융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6곳(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에서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현금비중 30%·36개월 할부 기준)를 구매할 경우 최저 기준 평균금리는 연 4.72%다. 올해 초 5%대에서 소폭 감소했고 지난해 초 11%였던 것과 견주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서 자동차 할부시장은 블루오션이다. 카드사들이 할부금융 시장으로 앞다퉈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올해 1분기 기준 할부·리스를 취급하는 카드사들의 자산 합계는 총 15조7799억 원으로 이 중 할부금융이 차지하는 금액은 약 9조600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리다.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와 함께 2022년 10월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이행 사태 여파로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되며 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급격히 뛰자 자동차 할부금리도 3~4년 전보다 세 배 이상 오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전채 금리는 3% 초반 대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나타내자 자동차 할부금리는 소폭 내려앉았고 현재 4~8%대를 유지하는 추세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4일 기준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 평균 금리는 연 3.315%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5%대까지 오른 바 있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도 감소 폭이 줄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의 자산규모는 2021년 말 9조8620억 원에서 2022년 말 10조8543억 원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며 9조 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9조6162억 원으로 직전 분기(9조7434억 원) 대비 1.31% 감소에 그쳤다.
카드사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인하되거나 경기침체가 회복돼야 자동차 할부금융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하반기부터 금리가 하향 흐름을 보인다면 고객에게 적용할 할부금융 금리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