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매파 vs 비둘기파로 갈린 일본 총리 후보들…극명하게 엇갈린 통화정책

입력 2024-08-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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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모테기, 금리 인상 지지 의사 표명
‘비둘기파’ 다카이치, 지속적 완화 주장

▲일본 도쿄에서 일본은행(BOJ)에 일장기가 펄럭이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본 총리 후보자들 사이에서 일본은행(BOJ) 정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디지털상,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달리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상은 지속적인 통화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고노 디지털상은 지난달 BOJ 이사회를 앞두고 당국이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달러 대비 엔화 강세에 도움이 됐다. 다만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에 대해 “인식이 부족하다”라며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모테기 간사장도 엔화 약세가 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으므로 BOJ가 엔화를 지지하기 위해 정책 정상화 계획을 더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총리 지지율 1위를 차지해 온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BOJ의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이를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일본 자민당 선거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가진 또 다른 잠재적 후보는 다카이치 경제안전보장상이다. 그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정책 선언문에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통화 완화의 역할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나머지 예상 후보들의 통화 정책에 대한 견해는 판단하기 어렵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자신의 견해에 대한 단서를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고이즈미의 아버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완화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아들이 이러한 접근법을 따를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재정 운영에 대한 태도에도 온도 차가 있다. 우에가와 요코 외상은 재정 규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행정 개혁 등을 통해 재건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이토 다케시 경제산업상도 “자식이나 손자 세대에 큰 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재정 개혁을 요구했다.

다카이치 경제안전보장상은 “필요한 곳에 돈을 써서 세수가 늘어나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재정론자임을 자처한다. 고바야시 다카노시 전 경제안전보장상도 “경제가 재정에 우선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재 선거는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말 깜짝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채질했다는 비난을 받은 가운데 치러진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 바뀌면서 시장은 매우 긴장하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부주의하게 말을 하면 시장이 크게 반응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카이치나 다른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 후보가 자민당 지도부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BOJ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코구치 마사유키 미쓰비시 UFJ 자산운용 수석 펀드 매니저는 “새로운 지도자 아래에서 BOJ의 정책 정상화가 흔들릴 위험이 있다”며 “하지만 고노 디지털상이나 모테기 간사장이 총리가 돼 정상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분위기는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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