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량·근거리 유통채널 급부상...GS더프레시 영업익↑, 롯데슈퍼도 신장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물로 나왔지만...M&A도 난항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고물가 속 소용량·근거리 쇼핑 유통채널로 주목을 받으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 4사 중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SSM은 마냥 웃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실적 침체에 빠져 SSM 인기 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고,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시장 활황에 기대를 품고 매물로 나왔지만 좀처럼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SSM 부문 'GS더프레시'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41억 원, 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10.3%, 47.7% 신장한 금액이다.
롯데쇼핑의 SSM 부문 '롯데슈퍼'도 올 2분기 매출액이 330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153% 신장한 128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2년 한때 SSM 시장 매출 1위였던 이마트 계열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저조한 성적을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이마트 IR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올 2분기 매출액은 3548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0.4%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3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6월 30일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한 이마트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대형할인점 이마트, SSM 이마트에브리데이, 편의점 이마트24 등의 매입조직 통합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하반기에는 구매력 강화와 공동상품 개발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선식품 품질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또 효율이 나지 않는 9개 점포 운영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만 17곳의 이마트에브리데이가 문을 닫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하반기 SSM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계열 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도 초조한 상태다. SSM 성장세에 힘입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지 3개월이 가까워지는데도 시장 반응이 시큰둥한 탓이다. 앞서 6월 초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2인 가구의 증가, 외식물가 상승에 따른 집밥 선호 트렌드에 부응해 최근 몇 년 사이 SSM이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부상한 만큼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MBK의 기대와 달리 M&A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인수설이 제기된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쿠팡, 농협 등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를 잇달아 공식 부인했고, SSM 경쟁사인 GS리테일도 인수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는 "유통산업발전법상 출점 제한 업종인 SSM 특성상 신규 투자가 쉽지 않고 현재 홈플러스노동조합의 극렬한 매각 반대 목소리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추산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몸값은 8000억 원~1조 원인데, 경기 불황과 고금리 등으로 자금 흐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 주체로 나설 곳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여기다 홈플러스노조는 SSM 사업 부문 분할 매각을 MBK의 투자금 회수 의도로 규정,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관련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매각 관련)윤곽이 나오려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