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4조2342억 원 증가…7월 기조 넘어설 수도
줄줄이 대출 금리 올리지만 '막차' 수요 못 막아
가계대출 증가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보름 만에 또 4조 원 넘게 늘어났다. 주요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한 달 새 다섯번이나 올리는 등 총량 관리에 들어갔지만 시장금리 인하와 부동산 시장 회복세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계속되면서다. 더욱이 다음 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까지 몰리며 가계빚 확대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7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15조7383억 원) 보다 4조2342억 원 증가한 규모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4월부터 급증세다. 월 평균 5조 원 이상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7조660억 원이나 불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달 역시 전월 수준을 능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은 주담대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62조9908억 원으로 지난달 말 559조7501억 원에 비해 3조2407억 원 늘었다.
문제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있음에도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한 달 새 다섯번의 금리를 올렸고 국민은행은 네 번에 걸쳐 대면 및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NH농협은행은 두 번, 하나은행은 지난달 한 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주담대를 집중적으로 늘렸던 인터넷전문은행까지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렸을 정도다.
은행권은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의 대출관리 주문에 따라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대출금리 지표로 쓰이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 수요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설명한다. 은행 관계자는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예정돼 있다보니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상을 해도 대출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