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원내·외 인사들과 ‘식사 정치’를 이어가며 당내 기반을 넓히고 있다. ‘제3자 특검법’, 양당 대표 회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식사를 함께 하며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민심을 따르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것으로 당이 처한 어려움을 돌파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금 우리 당이 여러 가지로 굉장히 어렵다”라며 “이걸 이겨내기 위한 한나라당의 잔다르크, ‘한다르크’가 돼 달라고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 당에도 그동안 우리가 보수당으로서 이제는 좀 더 외연도 확장하고 젊은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서 과감하게 혁신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취임 한 달을 앞둔 한 대표는 첫 고위당정을 여는 등 민생 정책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야당과 줄다리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외에도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특히 야당이 최근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법’ 수용 입장을 내놓으면서, 한 대표가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며 특검 정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단 평가가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중심으로 채상병 특검법이 야당의 ‘대통령 탄핵 프레임’에 말려든 것이란 인식이 있는 만큼, 한 대표가 추진키로 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에서 또다시 당정 갈등이 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3자 특검법’에 대한 당내 여론이 미온적인 상황에 한 대표는 일단 여권 인사들과 소통하는 과정부터 밟고 있다. 그는 이날 고문단 면담 직후 “그게(제3자 특검법) 필요하단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당내 여러 의견을 듣고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민주당이 ‘제3자 특검법’ 발의 시한을 26일로 설정한 데 대해선 “(야당은) 마치 제가 낸 대법원장 특검법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며 “(그런데 그 말의) 진위는 어떨지 여러 생각이 있을 듯하다. 특히 뜬금없이 열흘이란 시한까지 주는 건 (제3자 특검법을 수용하겠단) 본인들 입장과도 맞지 않은 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당내 논의는 계속할 것이고, 의견을 듣고 있다”며 “민주당처럼 대표 한마디에 다 듣기보단(뜻을 따르기보단) 우리는 정상적인 정당이기 때문에 정당의 체제에 맞는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제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뭔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그 취지를 기억하면서 당을 잘 이끌고 나라를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시도당 위원장과 회의를 가진 뒤 연이어 저녁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잇따라 만나 외연 확장과 정치 현안에 대한 집안 설득에 집중한 바 있다. 이달 29~30일에는 당 의원들과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회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