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반기, 연간 발표에서 분기별 경제전망으로 세분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한은 2.5%…증권업계 컨센서스 2.37%
증권업계 “분기별 경제전망, 한은-시장 눈높이 맞출 수 있는 계기”
한은은 22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수정경제전망에서는 분기별 경제전망 수치를 처음으로 내놓는다. 기존에는 상·하반기, 연간 전망만 공개하고, 분기별 전망치는 내부에서만 참고했다. 한은 내부용 데이터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분기별 경제전망은 올해 3·4분기, 내년 1·2분기까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인 조직으로 알려진 한은이 분기별 전망을 과감하게 시도하는 배경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총재는 5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후임자가 오시면 다른 철학을 갖고 계셔서 다시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제가 있는 동안은 한국은행이 더 많은 소통과 정보를 줘서 한은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8월에 발표되는 분기별 자료는 지체없이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잘 만들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분기별 전망 공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 공유 측면 뿐만 아니라 경제 진단에서 한은과 시장이 차이가 발생하는 배경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5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GDP 증가율)을 2.5%로 예상했다. 2월 전망 때보다 0.4%포인트(p) 올렸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경제성장률 컨센서스(증권사 평균)는 2.37%다. 한은 전망치보다 0.13%p 낮다. 민간소비도 한은은 1.8%를 예상한 반면 시장 컨센서스는 1.65%로 더 낮게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한은(2.6%)과 시장 컨센서스(2.63%)는 비슷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별 전망을 발표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한국은행과 시장의 경제전망 추정치 사이에 간극이 있는데 한은은 정부 부분을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분기별 전망치를 공개하면 한은과 시장의 데이터가 차이 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고, 퍼블릭과 프라이빗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이 경제전망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전망치를 조정하면 상향이 아니라 하향일 가능성이 클 텐데 그런 상황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명분이 맞지 않는다”며 “올해는 기준금리를 3.25%까지만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정여경 연구원은 “한은이 경제전망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기업의 수출이 잘됐고, 수출금액은 높은 환율 수준에서 원화로 입금돼 기업 이익으로 잡혔을 것”이라며 “원화 환산 수출 금액은 3분기 추석 상여금 등으로 가계소득에 반영될 수 있다. 2분기보다 3분기 내수가 더 잘 나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