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개혁·여성’ 주목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뽑는 집권당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일 내달 27일로 확정됐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자민당 총재 선거투ㆍ개표일을 다음달 27일로 결정했다.
선구운동 기간은 고시일인 12일부터 15일간으로 정했다. 자민당은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12일간에서 15일간으로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당선된 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현재 11명의 후보가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예상했다. 이에 역대 자민당 총재 선거 중 가장 치열한 선거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단 후보들은 총재 선거 입후보 조건인 ‘국회의원 추천인 20명 모집’을 충족해야 한다.
앞서 기사다는 14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연말 불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검찰 수사가 진행된 이후 내각 지지율이 10∼20%대에 머물자 당 안팎에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외교와 경제 성과를 홍보하고 국민 1인당 4만 엔(약 37만 원)씩 세금을 줄여주는 감세 정책 등으로 반등을 노렸으나, 저조한 지지율이 연초부터 지속되면서 결국 총리직을 차기 자민당 총재에게 넘겨주게 됐다.
차기 총재 자리에 가장 먼저 입후보를 선언한 인물은 고바야시 다카유키(46) 전 경제안보담당관이다. 그는 40대라는 점과 파벌과 비자금으로 얼룩진 자민당을 개혁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사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43) 전 일본 총리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 등도 40대다. 40대 총재가 탄생한다면 자민당이 세대교체 노력의 일환으로 내세울 수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40대 의원이 입후보하는 것은 2009년 총재 선거 당시 모두 46세였던 고노 다로, 니시무라 야스토시 이후 15년 만이다”고 말했다.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꼽힐 정도로 인기가 있는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은 곧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발간한 책 ‘보수 정치가 나의 정책, 나의 천명’에서 정치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이시바는 자민당 대표가 되기 위해 2008년, 2012년, 2018년, 2020년 등 네 차례에 걸쳐 총재 선거에 출마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전일 발표된 교도통신 여론 조사에 따르면 기시다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주도해 온 일본 정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상, 노다 세이코(63) 전 총무상 등 여성 의원 3명이 총재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고노 다로(61) 디지털상, 사이토 켄(65) 경제산업상, 모테기 도시미쓰(68) 간사장 등이 현재 출마를 선언했거나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대표 선거 개최 관련 공고를 내달 7일 고시하고 23일 투표하기로 7일 확정했다. 현 이즈미 겐타 대표도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