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4-2025시즌 PL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전에 동점을 허용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첫 경기를 따내지 못한 가운데 이날 경기 중 팀의 핵심 미드필더 벤탄쿠르가 큰 부상을 당해 실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스터 시티의 윙어 압둘 파타우 이사하쿠와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충돌해 쓰러졌다. 이후 벤탄쿠르는 경기장 위에 드러누워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순간 벤탄쿠르의 머리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가까운 위치에 온 손흥민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곧바로 투입된 의료진은 응급 처치를 시작했고 다행히 벤탄쿠르가 의식을 되찾았다. 다만 경기를 더 소화하기에는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2년 토트넘에 합류한 벤탄쿠르는 팀에 입단한 이후 수차례 부상을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앞서 벤탄쿠르는 2시즌 반 동안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비롯해 여러 차례 부상을 당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도 엄청난 회복력과 체력을 과시하며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70경기를 소화했다.
이번에도 '철인' 벤탄쿠르의 회복력은 놀라웠다. 벤탄쿠르는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대화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일어나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다만 영국 '풋볼 런던' 소속 알레스데어 골드는 "벤탄쿠르가 팀과 함께 걸어 나올 때 그의 관자놀이에 큰 혹이 두 개나 난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머리 부상이라 걱정이 된다. 좋은 소식은 벤탄쿠르가 일어나서 말을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벤탄쿠르의 부상 정도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진 건 아니지만, 벤탄쿠르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고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는 괜찮다"면서도 "하지만 벤탄쿠르가 당한 건 머리 부상이고, 지금은 의료진에게 맡겨야 한다. 중요한 건 그가 확실하게 의식이 있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벤탄쿠르가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고는 하나, 주말에 예정된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는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는 뇌진탕이 의심되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규정으로 막고 있다.
벤탄쿠르가 에버턴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원 변화가 불가피해진 토트넘은 고민에 빠졌다. 파페 사르가 건재하기는 하나, 올리버 스킵이 최근 레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웃음 가스' 흡입 논란을 일으킨 이브 비수마에게 구단 자체적으로 징계를 내린 상황이다.
시즌 초반부터 위기에 빠진 토트넘이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