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업황 반등세…한국토지신탁 수요예측 채워
일본 신탁시장 1경4000조원으로 국내 신탁고 10배
부동산신탁사 최고경영자(CEO) 사장단이 오는 10월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일본 신탁시장의 선진 사례를 파악해 새로운 신탁사 먹거리를 모색하고, 해외진출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21일 부동산 신탁업계에 따르면 10월 말 부동산신탁사 CEO 6여 명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함께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일본 현지 신탁사, 부동산 개발업체 등을 만나고 일본의 신탁시장 및 도시 개발 선진 사례 등을 학습한다. 이번 출장은 금융투자협회 ‘뉴 포트폴리오 코리아(NPK)’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매년 증권, 자산운용, 신탁 등 업권별 회원사 CEO로 구성된 대표단을 꾸려 해외 출장길에 올라 자본시장 유관기관, 현지 투자기관들과의 저변을 확대해 글로벌 투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 사장단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찾았고, 증권사 사장단은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 출장길에 방문했다.
반면 부동산 신탁사 CEO들은 작년 출장길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부동산 신탁사 CEO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실 PF 사업장이 급격히 불어나 금융감독당국이 부실 PF 정리에 칼날을 정조준하면서 출장길에 오르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PF 부실 부담으로 신탁사 CEO들의 해외 출장이 한 차례 무산된 만큼 이번 출장은 이변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경기도 올해 초부터 조금씩 거래가 늘면서 점진적 반등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앞서 2월 공모채 모집에서 미달을 겪었던 한국토지신탁도 전날 6개월 만에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목표 주문액을 모두 채웠다.
협회는 이번 NPK에 참석할 부동산 신탁사 CEO 사장단들의 명단을 취합 중이며, 세부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신탁업계 CEO는 “작년 출장이 엎어진 만큼 이번 출장길에는 참석 의사를 밝힌 신탁사 사장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진 신탁시장인 일본의 투자 트렌드에 사장단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신탁시장은 작년 3분기 말 수탁고 기준 약 1569조 엔(한화 1경4000조 원)으로 국내 신탁 수탁고(1302조 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일본 신탁시장은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200조 엔 수준에 불과했지만, 포괄 신탁 및 재신탁을 허용하면서 연평균 8%의 급격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행법상 국내 자본시장은 금전, 증권, 동산 등 7개의 재산만 신탁이 허용하지만, 일본 신탁은 특별한 제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