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위원 대다수가 내달 기준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쳤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52포인트(0.14%) 상승한 4만890.4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3.73포인트(0.42%) 오른 5620.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2.05포인트(0.57%) 상승한 1만7918.99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 중엔 메타가 1.6% 상승했고 아마존은 0.69% 올랐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각각 0.98% 상승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0.16% 하락했고 애플은 0.05% 내렸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반응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대다수 위원은 데이터가 예상대로 계속 나온다면 다음 회의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회의록은 “일부 위원들은 금리 목표 범위에 변화가 없는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자체가 통화정책 긴축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나다와 스위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했다는 이유로 금리를 추가로 인하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소비자 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일부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했다”며 금리 인하가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부각했다.
인디펜던스어드바이저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두가 연준의 다음 행보를 미리 보고 있다”며 “시장은 적어도 일시적인 성장 공포에서 벗어나 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날 나온 고용지표도 부진해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다.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까지 12개월 동안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를 종전의 290만 명에서 81만8000명 줄였다.
구체적으로 월평균 비농업 고용 증가가 종전의 24만2000명에서 17만4000명으로 약 28% 줄었다.
국제유가는 미국 고용지표 수정치가 대폭 하향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24달러(1.69%) 하락한 배럴당 71.9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1.15달러(1.49%) 내린 배럴당 76.05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3월 기준 12개월간 비농업 신규 고용자 수 수정치를 종전보다 81만8000명 줄여서 발표했다.
이 소식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유가는 내렸다. 주식시장은 내달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해졌다는 평가 속에 상승했지만, 유가는 고용지표 수정치에 더 크게 반응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소식마저 경기침체 공포에 묻혔다. 에너지정보청(EIA)은 16일로 끝난 주간 원유 재고가 46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감소 폭은 시장 전망치인 270만 배럴보다 컸지만, 투자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제 강력한 경제에서 잠재적인 경착륙으로 가격 책정을 바꾸고 있다”며 “이것이 유가가 상승하기를 꺼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럽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상승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장보다 1.68포인트(0.33%) 오른 513.95에 장을 마감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가 1.45%, 광산주가 1.02% 상승한 반면 통신주는 0.24% 밀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43포인트(0.50%) 뛴 1만8448.95에,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는 10.11포인트(0.12%) 상승한 8283.43에, 프랑스 파리증시 CAC40지수는 38.99포인트(0.52%) 오른 7524.72에 거래를 끝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달 영국 공공 부문 순차입금이 31억 파운드(약 5조4179억 원)로 전년 대비 18억 파운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5억 파운드를 웃도는 수치다.
알렉스 커 캐피털이코노믹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재정 상황에 대한 나쁜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출이 계속해서 예측을 앞지르지 않더라도 10월 30일 있을 새 정부의 첫 예산에서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금값이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 중심인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3.1달러(0.1%) 내린 온스당 254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금리 인하 관측과 장기금리 하락을 배경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차익실현 매물이 우세했다.
다만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면서 금값의 하락 폭을 제한했다. 연준은 이날 7월 30~31일 열린 FOMC 회의록을 공개했는데, 다음 달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의록은 “대다수 참석자가 만일 지표가 예상대로 나오면 다음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담당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는 내용이었다”고 평가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22일 오전 8시 25분 현재 24시간 전보다 3.29% 급등한 6만1197.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은 1.86% 오른 2631.9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은 2.03% 뛴 568.90달러에, 리플은 1.00% 상승한 0.59998107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21일(현지시간) 미국 고용 수정치 대폭 하향에 약세를 보였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강세를 추적하는 ICE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 하락한 101.14로,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03% 오른 1.153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장과 같은 1.309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01% 밀린 145.07엔을 나타냈다.
시장의 초점은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중서부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으로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3일 기조연설에서 경제 전망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향후 경로에 확고한 지침을 제시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이지만, 그의 말은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또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어조로 해석될 수 있다.
애덤 버튼 포렉스라이브 수석 통화 분석가는 “연준이 지금과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하기는 쉬워졌지만 0.50%포인트(p) 인하의 강력한 근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견고한 경제 성장의 해였고 기업 이익이 좋았으며 좋은 속도로 성장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