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식구 살 집도 10억부터"…서울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언제까지?

입력 2024-08-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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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분양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10억 원 이하의 분양가로 공급되는 서울 아파트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소형 평형인 전용면적 59㎡도 10억 원을 웃도는 분양가로 공급되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심화하는 흐름이다. 전문가는 급등한 공사비가 분양가에 반영되는 구조란 점에서 한동안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2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일반분양 가격이 3.3㎡당 7209만 원으로 확정됐다. 전용면적 84㎡로 환산 시 약 24억~25억 원 수준이다.

이는 역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 중 최고 분양 가격으로, 앞서 역대 최고가로 화제가 된 '래미안 원펜타스'를 뛰어넘은 금액이다.

서울에서 10억 원 이하 분양 단지는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일례로 래미안 원펜타스의 전용 59㎡ 기준 최고가 분양가는 17억4000만 원이다. 또 이달 분양을 앞둔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동일 평형 분양가는 17억2580만 원이다.

올해 분양된 '래미안 레벤투스',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전용 59㎡도 각각 17억, 13억 원을 넘긴 금액에 분양됐다.

비강남권 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그란츠 리버파크' 전용 59㎡는 14억9900만 원,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 같은 평형은 10억4875만 원에 분양됐다. 성북구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동일 평형도 9억3600만~9억6700만 원에 공급됐다.

전문가는 최근 집값 상승세와 맞물려 이러한 흐름이 가속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분양 가격 산정에 영향을 주는 공사비 상승 속도가 매서워 분양 가격이 2년 전 보다 25% 이상 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 분양 가격에서 토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50% 정도 이고, 나머지 60%는 공사비가 차지한다"며 "공사비 지수가 2년 전 보다 30% 올랐다는 통계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인 50%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0.02(P)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4% 상승했다. 건설 공사비지수는 2021년 6월 111.33에서 2022년 6월 124.92, 지난해 6월 127.42로 3년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살아난 시장 분위기도 분양가 상승을 부추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4.8로 지난주(103.7) 대비 1.1포인트(p) 올랐다. 이 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보다 클수록 집을 살 사람이 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신축을 잡기 위한 청약 경쟁률도 불이 붙었다. 올해 1~7월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8.87대 1로 집계됐다.

최근 정부 주도의 공급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즉각적인 공급 물량을 늘리기 어렵단 점에서 분양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당분간 이러한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교수는 "공급 대책은 수도권 택지 공급을 늘리겠단 것이기 때문에 공사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최근 기존 주택 가격이 신축 분양가만큼 올라가면서 고분양가를 소화하는 만큼 분양가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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