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20%, 150엔대 환율로 실적 가이던스 잡아
실적 달성 문턱 높은 상황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추산을 인용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엔 상승할 때마다 일본 기업의 순이익이 0.4~0.6%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형주 중심의 일본증시 토픽스500지수 편입 기업은 매출의 45%를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그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쓰이스미토모DS 자산운용의 기무라 타다오 선임 펀드매니저는 “최근 몇 년간 일본 주가가 엔화 약세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그러한 상승세가 사라진다면 실적 전망 역시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일본 500대 상장기업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총 15조 엔(약 138조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적 호조 배경에는 엔저가 있었다. 이 기간 엔·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상승(엔화 가치 하락)한 평균 156엔대에 거래됐다. 특히 7월 초에는 161.72엔까지 치솟으면서 엔화 가치가 37년 반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JP모건, UBS 그룹,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글로벌 증권사들은 일본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낮췄다.
중국 경기 부진 장기화에 이어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일본 기업으로서는 부담이다. 블룸버그는 상당수의 일본 기업이 미국 경제 호황에 힘입어 중국의 부진을 상쇄했지만,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일본 기업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리브라인베스트먼트의 사무마 야스오 대표는 “실적 전망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서 “앞으로 6개월 정도만 보면 미국 경제가 강세를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거나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닛케이기초연구소의 이데 신고 선임 주식 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꽤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 경제 환경이 불확실하다”면서 “지금 주식을 서둘러 매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