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안보 행보를 이어가면서 연일 북한과 관련한 강경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안보 심리를 자극해 집토끼를 결집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를 방문했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는 우리 국군의 절반이 넘는 약 25만 명의 장병을 지휘·통제하는 부대다. 국군통수권자가 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2019년 제1, 3 야전군을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를 창설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3일 차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적화통일을 꿈꾸며 호시탐탐 대한민국을 노리는 북한 정권에 '침략은 곧 정권의 종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한다"며 "전 장병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내겠다는 신념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정권은 언제든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비이성적인 집단'"이라며 "우리 군의 강력한 안보태세만이 저들의 오판을 막을 수 있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엔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지명하고,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으로 내정하는 등 외교·안보라인을 전격 재배치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초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혼란스러워지는 국제 정세와 북러 군사협력 등에 맞춰 안보에 무게추를 실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19일엔 을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는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민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러한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반국가세력과 항전 의지에 이어 국가비상사태, 전시 전환,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 국가 총력전 태세 등 안보 심리를 자극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여소야대 속 임기 중반을 넘어서며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미일 3국 공조 멤버인 중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교체로 인한 불확실성,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 등 대외적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여당 내부에선 계속되는 안보 행보와 강경 메시지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최근 YTN에서 "국민, 특히 중도층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의를 할 건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한번 좀 살펴봐야 한다"면서 "표현에 있어서 상당히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한 번쯤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