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에어매트 잡아주는 사람 없었다…제품 불량 가능성도 있어"

입력 2024-08-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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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연합뉴스)

부천 호텔 화재 사고에서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에 대해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가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했는데 현장에선 아무도 잡아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염 교수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은 810호다. 투숙객이 이상을 감지하고 호텔 측에 말했지만 호텔은 방만 바꿔주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며 "소방당국에 따르면 에어컨 쪽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 불꽃이 바닥에 튀었으면 괜찮았는데 하필 주변에 가연성 재질의 복합체인 침대가 있어 불이 크게 번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화재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건 에어매트다. 투숙객이 에어매트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에어매트가 뒤집히면서 뛰어내린 2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염 교수는 "먼저 설치 장소가 경사로였는데 에어매트는 경사로에 설치하면 안 된다. 또한 소방 규정에 에어매트는 4~5층에 해당하는 15m 이하의 높이에서만 사용하라고 돼 있는데 이번 사고는 약 25m 이상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건은 상황이 위급했던 만큼 최후의 보루로 사용했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에 의하면 에어매트를 설치했을 때 안전 확보를 위해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에서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소방관은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힌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보고된 적 없는 굉장히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에어매트 제품 자체의 불량 가능성도 언급했다. 염 교수는 "에어매트를 보면 하단이 많이 부풀어 있는 것도 보이는 게 불량일 가능성이 크다. 사용 기간이 7년인 제품을 재사용 심의를 해서 18년을 사용한 것이 문제"라며 "사용 기한보다 2배 이상을 사용했으니 고무의 탄성도 줄고 공기가 주입됐을 때 제대로 에어매트가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불량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혀 설치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소방에서는 정상적으로 설치했다고 밝혔고 뒤집힌 이후 촬영된 사진일 수도 있다"며 "중요한 건 에어매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사진을 보면 에어매트의 불량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앞서 22일 부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1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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