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관세 인상에 EU 동참 시 우리나라 대중 수출 3~5% 감소 추정”
“트럼프 후보 관세 공약 적용 시, 대중 수출 7% 하락 추정…2018년 하락폭 두 배 상회”
“中 생산구조 변화로 수출연계생산도 과거만큼 호조 기대하기 어려워”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은 26일 ‘BOK 이슈노트 -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을 통해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5월에 발표한 추가 관세 인상에 유럽연합(EU)이 동참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3~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 정책은 전기차(100%), 반도체(50%), 이차전지(25%) 등 품목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다.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측에서 내세운 관세 인상안을 적용했을 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7%, 수출연계생산은 6.7%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출연계생산은 최종적으로 중국 생산에 연계되는 중간재 직접 또는 우회 수출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최종재 수출은 제외된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다시 말해, 대중 수출의 경우 수출연계생산 흐름을 통해 대중 수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최준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과장은 “그간 수출연계생산 덕분에 대중 수출이 줄더라도 제3국 경로를 통해서 우리나라 생산의 중국 노출도가 많이 감소하지 않아 전반적인 대중 수출에 큰 영향이 없었다”며 “앞으로는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수출연계생산에 과거만큼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출연계생산 등락 요인 중에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산업별 대중 수출연계생산을 보면 19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 2010년대 석유제품이, 최근에는 IT산업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최준 과장은 “생산구조의 변화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생산기지의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이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생산구조 변화 이외에 최종수요 변화(글로벌 및 IT산업 경기, 중국 내수 부진 등 경기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선영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미·중 갈등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와 생산구조 변화 측면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해 대중 수출 및 수출연계생산을 추가로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성장 흐름도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요 요인에 따라 수출연계생산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