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제 벗어난 반도체 제조장비 대거 구매해 기술 연마
26일 리서치업체 테크날리에(Techanalye)의 시미즈 요지 사장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역량이 대만 TSMC의 3년 전 수준까지 다가간 것으로 판단했다. 테크날리에는 연간 100여 개의 전자제품을 분해해 반도체 기술 역량을 분석하는 전문 업체다.
시미즈 사장은 4월 출시한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화웨이 퓨라 70 프로’에 들어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2021년 TSMC가 양산을 담당했던 스마트폰 AP를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화웨이 최신 기종의 AP 생산은 현재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로선 폭이 좁아지면 반도체 처리 성능이 높아지고 칩 면적은 작아진다. 시미즈 사장에 따르면 SMIC가 양산한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칩 면적은 118.4mm², TSMC의 5나노 칩은 107.8mm²로 큰 차이가 없었고 처리 성능도 거의 같았다. 게다가 SMIC는 7나노 제품임에도 TSMC의 5나노 칩과 같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화웨이폰 칩 설계를 맡았던 중국 하이실리콘의 반도체 설계 능력도 한층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이유로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에서의 격차는 있어도 출하된 반도체 칩의 성능을 기준으로는 SMIC의 능력이 TSMC의 3년 전 수준까지 근접했다고 시미즈 사장은 평가했다.
미국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통제에도 중국의 기술이 향상된 것은 통제 밖의 영역에서 중국이 부단히 애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장비 지역별 판매 점유율에서 중국은 34.4%를 차지해 한국과 대만의 약 2배에 달했다. 시미즈 사장은 “미국의 통제 대상은 사실상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서버용 첨단 반도체에 국한됐다.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반도체는)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에 중국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해 기술을 연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