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성장·적자 탈출 속도…건기식·화장품 등 활약
캐시카우를 확보한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가 마련되면서 연간 실적 개선은 물론 숙원인 신약 개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쎌바이오텍은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이익 3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높은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듀오락’ 브랜드로 잘 알려진 쎌바이오텍은 총 55개국에 원말과 완제품을 수출한다. 유산균 종주국 덴마크에서는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2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 원료 인정 제도인 ‘FDA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종의 한국산 유산균을 등재했다.
쎌바이오텍은 듀오락 매출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신약 개발로 확장했다. 한국산 유산균을 활용한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 ‘PP-P8’이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PP-P8은 회사의 특허 균주 CBT-LR5 유래 항암 단백질 P8을 대량 복제 생산하는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으로, 대장암세포를 죽이는 P8을 자연 상태보다 100배 이상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마다 11~12%씩 성장하는 중국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26년 1377억 위안(약 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국내 시장의 20배가 넘을 전망이다.
지놈앤컴퍼니는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의 성장에 힘입어 외형을 확대했다. 상반기 매출은 15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2.4%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43억 원에서 110억 원으로 규모를 줄였다.
회사는 그동안 확보한 마이크로바이옴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캐시카우를 만들고 있다. 유이크는 지난달 올리브영에 공식 입점했고, 이달 21~26일 일본 긴자에서 팝업 스토어를 여는 등 국내외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올해 매출은 2023년보다 4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메디컬 등급 프로바이오틱스(Medical Grade Probiotics) 사업을 추진한다. 환자 대상 임상 연구를 통해 질병에 대한 효과·안전성을 입증해 일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과 차별되면서 신약보다 개발 성공 가능성이 큰 점이 특징이다. 2~3년 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고바이오랩도 외형 성장에 성공하면서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48억 원에서 338억 원으로 2배 이상 늘고, 영업손실은 87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줄었다. 이마트와 함께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자회사 위바이옴의 활약에 따른 효과다.
위바이옴은 고바이오랩에서 확보한 고기능성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강기능식품 소재를 토대로 개별인정형 인체적용시험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출범해 지난해 연매출 300억 원을 돌파할 만큼 성장이 빠르다.
본업인 신약 개발은 면역·대사·뇌 질환이 중점이다. 최근에는 국가신약개발사업을 통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의 부작용을 극복한 경구용 복합균주 비만치료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