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빈부 격차' 역대 최대…상위 20%, 하위 20%의 5배 넘어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서울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확대로 인기 지역·단지로의 쏠림이 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5.27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서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데 배율이 높을수록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8월 서울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25억7759만 원, 하위 20%는 평균 4억8873만 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22년 11월 4.53에서 점점 커지면서 올해 7월 5.16으로 2018년 4월 기록한 기존 최고치 5.08을 넘어섰다. 이달에는 격차가 더 커졌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24억1568만 원)과 비교해 6.7% 올랐지만 하위 20% 아파트는 3.2% 하락했다.

㎡당 매매가격은 상위 20% 2969만 원, 하위 20%는 760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5분위 배율은 3.5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값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8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10.67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기존 기록은 2022년 11월 10.66이다.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738만 원이고 하위 20%는 1억1692만 원이다.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6546만 원, 하위 20%는 2억3274만 원으로 5분위 배율은 7.15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아파트값 격차 확대는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단지 선호가 강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시작한 3월 넷째 주부터 이달 셋째 주까지 성동구 아파트값이 7.02% 오른 것을 비롯해 서초구(5.49%) 송파구(5.32%), 마포구(4.59%), 용산구(4.33%) 등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대로 도봉구와 노원구 등은 상승률이 1%를 밑돌았다.

KB국민은행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이달 2.46% 올라 전국 아파트 평균 상승률(0.12%)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