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팬들, 굿즈 사러 논현으로 모이세요"…'KBO 스토어' 1호점 오픈 [가보니]

입력 2024-08-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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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스토어 입구. 논현역 9번 출구로 나와 200m 정도 걸으면 볼 수 있다. (나병주 기자 lahbj12@)

한국프로야구(KBO)는 올 시즌 창설 이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7일 기준으로 누적 관중 886만8281명을 달성하며 2017년 기록한 최다 관중 기록(840만688명)을 이미 한참 뛰어넘었다. 아직 시즌이 끝나기까지 약 한 달이 남은 만큼 '1000만 관중' 돌파도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KBO리그의 인기가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굿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하지만 매장이 주로 경기장에만 있고 물품 수량도 적어 일부 팬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KBO는 23일 문구·사무용품 기업인 오피스디포코리아와 손을 잡고 서울 논현동에 국내 첫 'KBO 스토어'를 오픈했다.

▲매장 내부 사진. 우측에 있는 국가대표팀 굿즈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제1호 KBO 스토어 매장에 들어서자 입구 쪽에 놓여진 야구 국가대표팀 굿즈가 눈에 띄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해당 브랜드 매장 외에는 실물을 보기 어려운 제품인데, 이렇게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건 야구팬들에게 큰 장점이다.

내부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다양한 구단의 굿즈를 만날 수 있다. 매장 중앙에는 주로 가방, 모자, 응원봉 등 상품들이 전시돼 있고 오른쪽 측면에 유니폼이 배치됐다. 특히 상품 중에는 각 구단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굿즈들이 입고돼 있었다. 개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품절된 상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가게 한편에 마련돼 있는 라커룸. 이곳에서 사진을 찍거나 쉴 수 있다. (나병주 기자 lahbj12@)

매장 한편에는 선수들의 라커룸을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칸마다 팀의 유니폼과 굿즈가 걸려 있어, 그 앞에 앉으면 마치 본인이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누릴 수 있다. 매장을 구경하던 팬들은 라커룸 앞에 앉아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겼다. 매장 안쪽에는 작은 매점과 피칭존이 마련돼 있는데, 피칭존은 아직 운영하고 있진 않았다.

KBO 스토어는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야구 팬들을 위한 '놀이터'처럼 느껴졌다. 보통 굿즈를 사려면 해당 구장에 방문해 팀 스토어를 가야 하는데, 이렇게 한 매장에 여러 구단의 굿즈가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KBO 대통합의 장을 보는 듯했다.

안동근 KBO 스토어 점장은 "오픈 첫날인 지난주 금요일에는 마니아층의 방문이 많았지만 입소문을 타며 주말 사이 많은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다. 가족 단위, 연인, 유소년 팀 선수들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연령층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은 모두 품절된 상태였다. (나병주 기자 lahbj12@)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매장을 찾은 고원일 씨는 "여태까지 이렇게 물품들이 모여 있는 매장이 없었던 것 같은데 생겼다는 게 야구 팬들에게는 좋은 소식 같다"며 "특히 응원 구단과 거리가 멀어 굿즈를 직접 보고 살 수 없던 팬들이 와서 볼 기회가 생겼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은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수도권에 있는 지방 구단 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부쩍 늘어난 여성 팬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KBO리그 흥행의 1등 공신은 여성 팬의 유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치러진 '2024 KBO 올스타전' 예매 비율을 보면 20대 여성이 39.6%로 1위, 30대 여성이 19.1%로 2위를 차지해 전체 관중의 절반이 넘게(58.7%) 20~30대 여성 관중이었다. 이날 KBO 스토어 매장에서도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을 더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선수들의 마킹을 구할 수 있다. 대신 유니폼을 구매해야만 마킹을 살 수 있다. (나병주 기자 lahbj12@)

LG 트윈스의 팬인 손세미 씨는 "2년 전쯤 친오빠와 야구를 보러 갔다가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원년부터 LG 팬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LG 팬이 됐다"며 "오늘부터 시작하는 주중 3연전 티켓도 다 끊어놨다. 모두 보러 갈 예정"이라고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 씨는 팀스토어에 재고가 없던 손주영(LG 트윈스) 선수의 마킹을 KBO 스토어에서 살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 매장에는 삼성, LG, kt 위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등 6개 팀의 굿즈만 갖춰져 있다.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등 4개 팀의 굿즈는 아직 구단과 논의 중인 상태라 매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다만 KBO 스토어 측에 따르면 조만간 협의를 마치고 입점할 예정이다.

조금 더 KBO 스토어만의 느낌을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각각 두산과 NC의 팬이라고 밝힌 김지현 씨와 김지우 씨는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이 일반 가요인 게 아쉽다"며 "구단별로 신나고 좋은 응원가가 많은데 그걸 활용했다면 더 분위기가 살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아직 운영하지 않는 피칭존. 9월 20일부터 운영 예정이다. (나병주 기자 lahbj12@)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KBO 스토어는 야구 팬들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준비 중이다. 먼저 부족한 물건의 수량을 늘리고 진열대를 더 설치해 팬들이 원활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기자가 취재하고 있는 도중에도 진열대를 늘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 운영되고 있지 않은 피칭존은 9월 20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오픈 이후 초·중·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구속 측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고객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많은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안 점장은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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