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30원까지 내려…하반기 1200원대 전망도
유류비와 리스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에 긍정적
다만 중동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 압박은 변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항공사의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높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 하락으로 환손실 폭이 줄어들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1400원을 터치했던 원·달러 환율은 5개월 만에 133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30일에는 2.8원 오른 1336.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올해 말까지 1200원 후반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이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항공사 실적이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비와 연료비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변동되면 약 280억 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고환율 기조로 인해 항공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의 외환차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외환차손은 약 4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246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63.4% 늘었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상반기 여객 수요 증가에 매출액이 늘었으나 고환율과 고유가 등의 여파로 수익성은 부진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모두 매출액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 7조8462억 원, 영업이익 849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1.3% 증가한 3조368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중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2014억 원에서 올해는 625억 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하반기에는 견조한 여객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점은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연간 약 3000만 배럴의 항공유를 사용하는데,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약 3200만 달러의 손해를 입는다.
업계 관계자는 “외화 지출이 외화 수입보다 많은 항공업계 특성상 원·달러 환율 하락은 항공업계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중동 리스크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가 변동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