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지역별 매출 비중 통해 해외시장 확인
게임스컴, 유럽시장 K게임 성공 가능성 확인
게임업계의 최대 호황기인 여름 시즌이 끝난 가운데 K게임사들은 올해 남은 기간 ‘글로벌’ 카드를 꺼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내수 시장이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한 K게임사만이 호실적을 거두며 해외 시장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시장의 비중은 각각 넥슨 59.8%, 넷마블 76%, 엔씨소프트 35%, 크래프톤 93.9%, 카카오게임즈 20%대로 집계됐다.
K게임사들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통해 해외 시장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뛴 넥슨과 넷마블, 크래프톤은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이 약 60~94%로 높은 반면 역성장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낮은 비율을 보였다. 물론 각 게임사의 매출에는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지만 해외 매출의 비중이 K게임사들의 명암을 가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홍 숭실대학교 교수(한국게임정책학회장)는 “글로벌 지향적인 (게임) 회사와 글로벌 지향적이지 못한 (게임) 회사의 차이점은 매출에서 드러난다”며 “국내 게임 산업에 한계가 왔지만 세계 시장에서 우리 나라의 매출은 4위에 등극한 만큼 글로벌 지향으로 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크래프톤은 특히 인도와 중동 시장을 겨냥한다. 크래프톤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와 중동 시장 트래픽과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넥슨은 해외 현지화 맞춤 사업 전략인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에 집중한다. 특히 해외 현지화 작업에 대한 투자를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정도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 진출도 가속화한다. 넥슨은 텐센트와 ‘더 파이널스’와 ‘아크 레이더스’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 이어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내수 시장의 매출 비중이 높은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침체에서 벗어날 방침이다. 엔씨의 신작 ‘호연’은 출시 이후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의 앱 마켓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쓰론 앤 리버티(TL)는 아마존게임즈와 협력해 10월부터 글로벌 출시된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기업 VNG과 합작법인 NCV 게임즈를 설립해 동남아 6개국에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스웨덴 게임 개발사 ‘문 로버 게임스’에 48억 원 가량을 투자해 1인칭 슈팅 게임 개발을 지원하며 유럽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게임스컴2024에서 확인한 서구권 이용자들의 반응 역시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확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K게임사가 비록 게임스컴 어워드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유럽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K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많은 참관객들이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리곤 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의 신작을 출시한다면 유럽 진출도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