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4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분석 공개
사익편취 규제대상 939곳…전년대비 39곳 증가
재벌그룹 총수 일가가 3%대의 적은 지분율로 계열사 등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LS, 에코프로 등 7개 그룹은 총수 일가와 주식지급 약정을 체결했다. 주식지급 약정은 회사가 성과 보상 등의 목적으로 총수·친족·임원에게 자사주를 주겠다는 약정으로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5월 지정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ㆍ이하 공시집단) 소속회사 3318곳의 주식소유현황 분석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이중 삼성, SK 등 총수 있는 78개 집단(소속회사 3116곳)의 내부지분율은 61.1%로 1년 전(61.2%)보다 소폭 내려갔지만 2년 연속 60%를 상회했다.
내부지분율은 계열회사의 총발행주식 중 동일인(그룹 총수)과 친족,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임원 등 동일인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자사주 포함)을 말한다.
전체 내분지분율 중 총수 일가(총수 및 친족)의 내부지분율은 고작 3.5%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2%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이중 총수의 내분지분율은 1.6%, 친족은 1.9%로 전년대비 0.1%p 씩 줄었다.
총수 일가 내부지분율은 2021년 3.5%에서 2022년ㆍ2023년 3.7%로 확대되다 올해(3.5%) 축소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집단은 SK(0.40%), HD현대(0.46%), 카카오(0.48%), 장금상선(0.62%), 넥슨(0.72%) 순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올해 기업집단 현황공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주식지급 약정 체결 내역 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주식지급 약정은 공시집단이 동일인·친족·임원에게 성과 보상 등의 목적으로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정이다. 해당 약정이 총수 일가 등의 지분율 확대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시집단은 매년 5월 약정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전체 88개 집단 중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카카오 등 17개 집단이 동일인, 친족 및 임원과 417건의 주식지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중 SK가 231건(모두 임원)으로 약정 체결 건수가 가장 많았고, 두산(36건), 에코프로(27건) 등 순이었다.
한화, LS,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등 7개 집단은 동일인ㆍ친족(총 19명, 22건)에 대해 주식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이중 한화와 에코프로는 총수 2세에 주식을 부여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주식지급 약정 등을 통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사례에 대해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8개 총수 있는 집단 중 18개 집단의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는 국외 계열사는 49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총수 일가가 100% 지분 보유한 국외계열사는 32곳(15개 집단 계열사)이다.
특히 롯데(4곳), 장금상선(1곳), 코오롱(1곳), OK금융그룹(3곳) 등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 보유한 4개 집단 소속 9개 국외계열사는 국내계열사에 직ㆍ간접 출자하고 있었다.
이중 4개 집단 소속 7개 국외계열사는 국내계열사에 직접 출자하고 있었고, 국내계열사에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가 롯데를 제외한 3개 집단(각각 1건)에서 확인했다.
또 총수 있는 49개 집단의 95개 비영리법인(공익법인 포함)이 143개 국내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계열사를 통한 핵심 국내계열사 지배와 공익법인 활용 계열 출자는 총수 일가가 해외 계열사, 공익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어 공정위가 면밀히 감시할 방침이다.
올해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총수 일가 20% 이상 지분보유 회사 및 그 회사가 50% 초과 지분보유 회사)는 총 900곳으로 전년보다 65곳 증가했다. 이는 신규 지정 공시 집단에서 규제대상 회사가 대폭 증가(107곳)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