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ARS 프로그램 연장 없이 2일 종료
신규 커머스 설립한 구영배, 피해자와 대화 회피
피해자 “구영배 구속 촉구”…검찰에 탄원서 제출
법원이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연장을 불허하면서 티메프가 기업회생과 파산의 갈림길에 섰다. 이번 사태를 일으킨 구영배 큐텐 대표는 해법 대신 신규 커머스를 설립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으로 판매자(셀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티메프의 ARS 프로그램은 2일 종료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가 지난달 30일 열린 2차 회생 절차 협의회에서 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티메프 두 회사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티메프 기업회생과 파산 중 어느 쪽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티메프는 사모펀드 2개 등에서 출자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회생절차 개시가 허가되면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티메프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만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반면 법원이 파산을 결정할 경우 1조 원이 넘는 셀러 미정산금 피해가 발생하게 돼 향후 파장이 거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티메프가 셀러에 지급하지 못한 미정산금액은 1조2790억 원으로 피해업체는 4만8124개사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지 못했다. 구 대표는 2차 회생 절차 협의회에 참석, 티메프 합병 이커머스 플랫폼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2027년까지 합병법인의 상장 또는 매각 진행을 통한 투자금 회수 계획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셀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구 대표가 대화를 회피하는 동시에 구체적인 해결법 대신 KCCW 설립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계획만 내놓고 있다는 게 셀러들의 지적이다. 구 대표는 최근 KCCW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쳤다. 대표이사는 구 대표가 맡았으며 사내이사에는 구 대표와 G마켓 시절부터 함께한 홍현직 큐텐 상무가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이름만 다른 큐텐이다.
이와 관련 신정권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 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차 회생절차 협의회 직후 “구 대표는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고 뒤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면서 “서로 대화해야 오해가 쌓이지 않는데 구 대표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게 피해자들의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구 대표의 구속을 촉구했다. 티메프 피해 판매자·소비자 연합인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를 구속 수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피해자 2318명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미정산 금액이 1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구 대표가 회사 내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할 우려를 낳고 있다”며 “구 대표 자신과 큐텐의 해외 재무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모든 재산을 티메프에 증여해 판매대금 정산과 소비자 환불부터 정상적으로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