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리는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 심 후보자 본인의 특수활동비 부정 사용 의혹, 검찰 개혁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후보자는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서면질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최근 검찰 수사팀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이 ‘출장 조사’로 김 여사의 편의를 봐준 데에 이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야권을 중심으로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이 거세진 것이다.
심 후보자는 김 여사 특혜조사 논란에 대해 “조사 시기, 장소 등은 수사팀이 제반사정과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한다”며 “조사에 이른 경위 및 조사 당시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 여사 조사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검에서 경위를 확인 중이므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원석 검찰총장은 직권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수사‧기소의 적법성을 따지기로 했다. 대검찰청 수심위는 6일 회의를 열고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과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에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의 영향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심 후보자는 김 씨와 휘문고 동기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도 청문회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현재 전주지검은 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 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수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해당 수사를 직접 마무리하게 될 전망이다. 야권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한 정치 보복’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청문회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자에게는 검찰 특활비를 ‘명절 떡값’으로 썼다는 의혹도 있다. 그는 2021년 추석과 2022년 설 연휴 직전 5일간 각각 1160만 원과 1350만 원을 몰아서 사용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자는 “특정 시기에 맞춰 특수활동비를 집행한 것이 아니고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및 정보수집 활동 등 특수활동비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특활비 감액에 대해서는 “범죄 대응이라는 검찰 본연의 업무수행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라며 “10년 전에 비해 약 60% 줄어든 상황으로 이미 최소한으로 운영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처 신설’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법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냈다. 심 후보자는 “검찰 제도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검찰청을 폐지하게 되면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역행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서도 “수사가 기소를 위한 준비절차라는 본질에 비추어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 없다”며 “OECD 주요 선진국과 유럽 검찰청 등 형사 관련 국제기구도 검사가 수사·기소·공소유지를 모두 담당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는 수사와 기소를 융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