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저감 쿨링포그·워터커튼 구축
시민정원사 등 주민 체험 프로그램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여의도 자매근린공원 내 구축된 ‘물길 정원’ 개장식에서 본지와 만나 “서울 샛강역 유출 지하수를 활용한 모범 모델을 구축해 ‘물길 정원’을 공식적으로 개장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구청장은 “물을 주제로 한 정원인 ‘물길 정원’에서는 버려지는 지하 유출수를 재활용해 시민들이 한여름 쉬어갈 수 있는 분수부터 정원 곳곳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며 “영등포 곳곳에서 ‘정원 도시’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가 여의도 자매근린공원에서 샛강역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만든 ‘물길 정원’을 공식 개방했다. 구는 지난해 4월 ‘유출 지하수 활용 모범 모델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환경부·서울시·수자원공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물길 정원은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정원 내 기반시설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출 지하수는 2020년 기준 연간 1.4억 톤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단 11%만이 이용되고 있고 나머지는 하수관로나 인근 하천으로 방류된다. 샛강역 인근에는 신림선 개발로 인해 하루에 1800톤의 유출 지하수가 발생하고 있다. 구는 이 같은 샛강역의 유출 지하수를 활용해 친환경적인 물길 정원을 조성하게 됐다.
이날 방문한 물길정원에는 △초승달 모양의 월성지 분수 △인공수로 은하수로 △초승달 모양 쿨링포그 △워터커튼 등 다양한 수경시설이 조성됐다. 물길정원 내에서는 ‘아기자기 꽃모자 만들기’, ‘리틀 가드너 화분 만들기’ 등 시민 정원사와 영등포 마을정원사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열렸다.
무더운 날씨 탓에 시민들은 유출 지하수가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친수파고라부터 물을 내뿜는 쿨링포그에 모여들기도 했다. 이자경(52) 씨는 “여름 내내 땡볕이었는데 쿨링포그 안에 들어와 있으니까 너무 시원하고 좋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물길 정원 내 인공수로인 ‘은하수로’에서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최 구청장이 ‘재밌어?’라고 묻자 아이들은 꺄르르 웃으며 맨발로 물장구를 치기도 했다. 최 구청장은 “지하수를 재활용해 물도 아낄 수 있고 가로수를 포함해 정원에 나무들을 많이 심어서 구민들에게 시원한 공간을 만들어줘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물길 정원 옆 튀르키예 전통 포도원 주택(앙카라 하우스)도 색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구는 튀르키예 대사관과 앙카라 하우스 운영 활성화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외부 환경 정비를 거쳐 10월 이후 상시 개방을 할 방침이다.
올해 5월부터 영등포 곳곳은 ‘정원 도시’로 변신하면서 낡고 오래된 구도심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최 구청장은 가로변 정원화, 생활 밀착형 정원, 수변감성 생태정원, 정원여가문화 확산 등 총 4개의 전략으로 ‘정원도시 영등포’ 선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5월 문래동 공공부지를 활용해 조성한 ‘문래동 꽃밭정원’은 인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는 내년까지 목동교에서 국회의사당 앞 교차로 2700m의 국회대로 상부를 정원화해 안양천부터 한강까지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최 구청장은 “물길정원의 다양한 수경시설을 감상하시면서 여름철 무더위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시길 바라며, 문래동 꽃밭정원에 이어 또 하나의 영등포구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