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거래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그룹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보유 지분 가운데 44만4187주(6.5%)를 신 회장에게 넘겼다. 신 회장은 1644억 원을 모녀에 전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12.43%에서 18.92%로 확대했다.
한미그룹 오너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12.46%)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9.70%)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9.15%)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6.16%) 순으로 모두 신 회장보다 뒤처진다.
신 회장과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올해 7월 3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이들 3자 연합의 지분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의결권 공동행사도 본격화된다.
3자 연합은 법원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하면서 본격적인 지주사 장악을 예고했다. 안건으로는 기존 10명 이내로 제한한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신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추가 이사 선임 요청을 올렸다.
3자 연합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세종은 “상법에 따라 정당하게 요구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에 대해 한미사이언스가 현재까지 소집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의 기다림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미약품은 지금처럼 박재현 대표로 가고,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가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 한다”며 임종훈 대표를 물러나게 만들겠단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이런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3자 연합은 그동안 ‘전문경영’이란 표현을 내세워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한미그룹의 근간을 흔들어왔다”라며 “멀쩡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 간 분란을 초래했고, 지주사 이사회 진입을 통한 경영권 찬탈이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3자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체제는 결국 회사의 실제 주인이 신 회장으로 바뀌고 회사 경영은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이 이들의 지시를 수행하는 파행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당사는 한미그룹의 지주사로써, 모든 계열사 전체의 미래, 그리고 주주와 구성원 모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불온한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2일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안이 부결된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의 임시주총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사진을 교체, 한미약품 이사회를 유리하게 개편하겠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