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도→민간주도 R&D로 전환…“경제 창출”
우주 수송 체계 위한 저비용·재사용 발사체 개발
2035년 L4 탐사선 발사 목표 국제 협력 진행중
내년 예산 9649억…전년비 27%↑1조 원 목표
항우연-한화 IP 갈등 “적극 해결, 제도 개선도”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5일 “우리나라가 더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성장 동력을 우주항공 산업에서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윤 청장은 “20년 후, 2045년 우주항공 5대 강국과 세계 점유율 10%를 이루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은 그간의 정부 주도 우주항공 기술 연구개발(R&D)에서 민간 주도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민간 산업체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고 도전적 임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위성 개발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신생 기업이 위성 산업에 진입하는 데 가이드가 되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핸드북을 내년까지 준비하고, 위성 산업 클러스터에 신설되는 위성개발혁신센터(사천)와 우주환경시험시설(진주)을 기반으로 위성 개발을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화 전환을 가속할 방침이다.
윤 청장은 우주항공 강국 도약을 위해 ‘우주수송 체계 완성’이라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저비용 발사체와 재진입 비행체의 개발이다. 이를 위해 2026년 선행 연구 개발을 추진한다. 2030년대에는 지구와 우주, 우주와 우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는 “누리호는 고비용 발사체였는데, 저비용 발사체를 개발하려고 한다”며 “저비용 발사체만이 우주 수송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kg당 1000 불 이하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재사용 발사체의 개발 시점은 2030년으로 예상된다. 윤 청장은 “2030년 경 재사용 발사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는 관련 핵심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있다. 재사용 발사체를 앞으로 우리나라가 쏘아올릴 위성 발사체에 가장 많이 쓰일 급에 사용해야 할텐데, 그게 소형일지 중형일지 대형일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진입 비행체 역시 향후 개발 비용을 줄여 원활한 우주 수송 체계 수립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심우주 탐사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2035년 L4 탐사선 발사를 목표로 ‘L4 탐사우주’ 프로젝트를 국제 주요국과 협력해 진행한다. 세계 최초로 태양권 L4 지역에 우주 관측소를 구축해 가장 효율적으로 태양풍을 적시에 관측하고 예보하겠다는 목표다. L4 프로젝트는 세계가 태양 폭풍으로 인한 위성 통신, 항공기 운항 등에 대한 장애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유인 우주탐사에서 우주비행사의 방사선 피폭 예방을 가능케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L4 탐사선 개발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구심에 윤 청장은 “우주탐사로 경제성을 생각하기에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지만 탐사를 통해 얻은 것으로 활용할 경우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예산도 대폭 확대한다. 우주항공청은 우선 올해 예산 7598억 원에서 내년 9649억 원으로 27% 이상 늘렸다. 특히 우주 수송 사업과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 증액된 예산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향후 국회에서 우주항공청의 예산을 논의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우주항공청 전체 예산이 1조 원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윤 청장은 2조 원 규모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사업의 지식재산권(IP) 소유 여부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의 갈등과 관련해 “모두에게 이로운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니 현재 제도 상황에 문제가 있다면 제도 개선까지 함께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