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상품 전세계 판매할 것…물류센터 당장 없어도 가능”
B2C·B2C 모두 구상…이달 중 구체 계획 발표
‘만능 알리’ 제시한 레이 장…“M&A도 가능하다”
“3~5년 내 이커머스 사용자 중 절반, 알리로 유치할 것”
“3~5년 이내 한국 온라인쇼핑 플랫폼(이커머스) 소비자의 50% 이상을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로 유치하는 게 목표다.”
레이 장(Ray Zhang) 알리익스프레스(알리) 코리아 대표는 3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위항구 알리바바그룹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최대 이커머스 쿠팡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확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르면 2027년 이후에는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2명 중 1명이 알리를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약 340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르면 3년 뒤 이들 중 약 1700만 명이 알리의 고객이 되는 셈이다.
일명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대표 주자인 알리는 1억5000만 개에 이르는 상품과 한국 공산품의 10분의 1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장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지금까지 이어온 대규모 물량, 가격 공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특히 장 대표는 향후 공세 전략의 주무기로 한국 상품의 글로벌 셀링(역직구) 사업을 꼽았다. 그 “알리의 네트워크를 활용, 한국 상품을 전세계에 판매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25일 한국에서 역직구 사업을 공식 론칭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장 대표는 “과거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티몰이나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 소비자에게 판매한 적이 있지만, 이번 사업은 알리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B2C(기업과 개인 간의 거래), B2B(기업과 기업 간의 거래)로 구상 중”이라고 했다.
알리가 역직구 사업 론칭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는 별도의 물류센터를 갖추지 않고 먼저 역직구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알리는 한국 내 물류센터 설치를 위해 지역, 부지 등을 검토 중이다.
장 대표는 “(한국 상품) 역직구 사업은 물류센터와 관련이 있지만, 입점 판매자(셀러)에게 이익을 주려고 추진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셀러에 더 많은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물류센터와 관련 없이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선 “물류센터의 설계, 건설, 부지 선택,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중이고 인천, 평택 외에도 더 많은 옵션(지역)을 고려 중”이라면서 “대지를 사서 직접 건설할지, 기존 물류센터를 인수할지 모두 고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장 대표는 ‘만능 알리’를 향후 사업 비전으로 내세웠다. 한국 시장에서 △책임감 △신뢰 △친근함 △장기성장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지속가능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뿌리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소비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면 인수합병(M&A)도 서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알리바바그룹의 타오바오가 중국에서 ‘만능의 타오바오’라는 별명이 있듯, 알리도 한국에서 ‘만능의 알리’가 돼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면서 “항상 저렴한 가격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수용가능한 수준의 서비스 등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재무제표, 매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수준·경험에 다다를 수 있는지 여부”라면서 “만능의 알리를 실현할 수 있다면 M&A를 포함한 한국 현지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