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둘째 주(9~13일)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 휴장을 대기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주식시장의 대형 이벤트들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오는 17일(현지시각)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발표되며, 19일 새벽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 있을 예정이다.
오는 20일에는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회의를 개최한다.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낮아진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은 경기침체 재우려와 인공지능(AI) 모멘텀 둔화, 추석 연휴 대기 관망심리가 제시됐다. 주간 코스피 예상밴드는 2500~2630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9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한 주 동안 130.03포인트(4.9%) 내린 2544.2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61.07포인트(7.9%) 하락한 706.5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8.40원 내린 1327.60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2bp(1bp=0.01%p) 떨어진 연 2.881%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간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1360억 원), LS ELECTRIC(일렉트릭, 950억 원), LG전자(420억 원), 아모레퍼시픽(420억 원), HD한국조선해양(420억 원), 강원랜드(340억 원), 현대글로비스(330억 원), 유한양행(330억 원) 등을 사들였고, 삼성전자(2조1050억 원), SK하이닉스(5090억 원), 기아(1830억 원), 삼성전자우(1060억 원), NAVER(890억 원), 현대차(830억 원), 하나금융지주(-740억 원), 카카오(-690억 원) 등을 팔아치웠다.
이번 주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The Institute of Supply Management,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지난달 초 나타난 경기침체(Recession) 공포가 재부각됐다. 8월 ISM 제조업 지수는 47.2로 예상치(47.5)를 밑돌았으며, 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지난 4일 하루에만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 원 가까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 기술주와 한국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에는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경기침체 우려에 9.5% 급락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AI 투자 사이클 지속 등에 대한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침체 우려가 다시 나타난 점이 엔비디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독점 금지법 위반 관련 조사가 공식적인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주가 낙폭을 키운 요인이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8월 민간고용은 전월 대비 9만9000명으로 증가하면서 컨센서스 14만 명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3년 7개월이래 최소 증가 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지북 또한 12개 관할지역 중 9개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정체되거나 둔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밝혔다. 앞서 7월 5개 지역에서 큰 폭 늘어난 것이다.
투자자들의 눈은 연준의 정책 대응 여력을 판단하는 고용·물가지표로 쏠린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2.6%, 근원 물가 3.2%가 예상된다. 한국 시간으로 10일 저녁에는 미국 대선후보의 TV 토론회가 진행된다. 박빙 양상인 해리스-트럼프 지지율이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치열한 경선 경쟁 없이 대선 후보에 오른 해리스가 트럼프를 상대로 역량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0일에는 애플의 아이폰16 등 신제품 발표가 예정됐다. 애플 인텔리전스 주요 기능이 추후 업데이트될 예정이라는 점, 챗GPT를 사용할 수 없는 중국 시장에서는 어떻게 인공지능(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지 등 의문점이 공존하는 가운데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화웨이도 신제품 메이트XT를 공개할 예정이다. 출시 후 확인되어야 할 지점들이 많아, 단기간에 테크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는 쉽지 않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이전에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먼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금리 인하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라며 "실제로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는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FOMC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추석 연휴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이라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적은 업종·종목들 중심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라며 △헬스케어 △이차전지 △금융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다음 주 주간 이벤트로는 △6일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 고용보고서 △9일 일본 2분기 GDP, 중국 8월 소비자물가, 미국 애플 아이폰16 공개 △10일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 △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 △12일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미국 8월 생산자물가 △13일 유로존 7월 산업생산, 미국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14일 중국 8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