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文 40분간 면담
"준비 안 된 대통령 집권해 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최근 문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법리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치탄압이자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지도부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와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며 "당당하고 강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면담은 약 40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박찬대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20명 정도가 배석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집권해서 나라를 혼란으로 몰고 가고 국민의 불안을 키우는 현 상황에 대해 우려했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한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안보와 국방 분야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재집권을 위한 지지층 기반 확장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또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가짜 뉴스에 관련해서도 대화를 나눴다"며 "최근 박찬대 원내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교섭단체 조건 완화를 요청했다는 가짜 뉴스가 있었는데, 그 사례를 들며 가짜뉴스로 인해 야권과 민주당 내부가 분열되는 것에 대해 다 같이 잘 대응해야겠다는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사이의) 공감대가 있었다"고도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지시로 민주당 내에 구성된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와 관련한 질문에는 "구체적 보고는 없었고, 아마 내일(9일) 대책위 1차 회의가 진행될 텐데, 그 자리에서 대책위가 활동계획을 정리할 것"이라며 "그 부분은 문 전 대통령에게 보고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치러진 8·18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문 전 대통령이 관전자 입장에서 재밌게 봤고, 의원 선수가 높게 구성된 지도부의 안정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새 지도부 중심으로 재집권 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밝혔고, 이 대표는 "당에서 중심을 잡고 잘 해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에 봉하마을과 평산마을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에 확진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