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분석 사업장 범위 확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위기로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LG그룹이 생존을 위한 기후 시나리오 경영에 나섰다. 기후 변화에 따른 계열사들의 위험 요인을 미리 진단해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11일 LG는 최근 발간한 '2023 ESG 보고서(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기후변화 관련 시나리오 분석을 시작했다"며 "5년 이내에 종속회사 및 주요 관계 회사의 분석 사업장 범위를 확대해 기후 리스크 평가를 지속 이행 및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ESG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 탄소 규제로 인한 전환 위험 등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특히 물리적 위험에 따른 재무적 영향의 경우, (주)LG 및 2개 주요 종속회사(LG씨엔에스, 디앤오)와 3개 주요 관계회사(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의 글로벌 전체 법인 중 37개 법인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물리적 리스크 발생 시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되는 매출액, 직원 수, 면적을 고려했다.
올해도 기후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을 진행 중이다. LG는 앞으로 기후 리스크 평가를 진행할 계열사 사업장을 더 넓히고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이 기후 리스크 평가를 고도화하는 건 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 이상 기후, 자원 고갈 등 다양한 위험 요인들은 기업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폭염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 시설 피해와 공급망 차질은 기업의 재무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또 기업들은 정부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와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선호 증가에 따라 막대한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22년 발간한 'LG ESG 보고서'의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공급망 불안정,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매년 심각해지는 가뭄, 홍수, 온난화와 같은 기후위기 등 미증유의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며 "LG는 이 초불확실성의 시대에도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LG만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행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그룹의 2023 ESG 보고서에선 모든 시나리오 아래서 폭염ㆍ혹서, 해안 침수가 주요 물리적 위험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 외 혹한, 폭설, 강풍, 해안 침수, 하천 범람, 산불의 경우 2050년까지 유의한 영향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당사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한 폭염일수의 증가는 냉ㆍ난방비의 증가, 노동생산성 저하 등에 따른 주요한 매출 손실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 따라 주요한 물리적 위험으로 판단된 '폭염ㆍ혹서' 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검토 및 고도화하고 예측 가능한 영향을 줄이거나 대응할 수 있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LG는 탄소규제, 전기요금 상승,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RE100) 이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영업이익 대비 위험도도 분석했다. 그 결과 주요 관계회사에서 탄소 규제로 인한 전환 위험 발생 영향이 확인됐다.
LG 관계자는 "2022년 수립한 그룹 2050 탄소중립 통합 로드맵에 따른 단기 및 중장기 시점별 감축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단계적으로 감축 수단을 도입하고 경제성을 고려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해 전환 위험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