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하이브 공개매수 방해 위한 시세조종 목적‧의도 인정돼 기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 이날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위원장과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 측은 “주식 매수는 합법적인 경영상 의사결정에 따른 행위였다”며 “이를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타기업이 공개매수를 하더라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지극히 합법적인 의사결정”이라며 “당시 SM엔터 주가가 오른 것은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SM엔터 주식을) 매입한 줄 몰랐고 공소 사실에도 김 위원장이 주식 매수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안 나와 있다”며 “주식 매수에 관여하지 않은 김 위원장에게 주가를 조작하고자 하는 고의가 있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실패시키기 위해 주가를 올리기 위한 목적과 의도가 인정돼 기소한 것이지 주가가 오른 결과만을 놓고 기소한 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하려고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약 2400억 원을 동원, SM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김 위원장은 7월 23일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로 구속됐다. 지난달 8일 남부지검은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대표, 강 실장은 불구속 상태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공판기일은 10월 8일 오후 3시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