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의료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의료계의 대표성 있는 많은 분이 협의체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부 참여하겠다는 단체라도 (있다면) 먼저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부산대병원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여러 경로로 (의료계에) 참여를 부탁드리고 있고, 긍정적 검토를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의료계의 동참을 위해 15개 의료기관 단체에 협의체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한 대표는 ‘12일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와 관련해 “그 보도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의료단체가 얼마 이상 참여하기를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절박하지 않나”라며 재차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을 강조했다.
그는 “의료단체의 경우 숫자를 제한할 생각이 없다. 많이 오시고, 하나의 통일된 대표를 뽑기도 어려운 구조”라면서 “그러면 와서 이야기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협의체가 다수결로 결정하고 따라야 하는 강제력 있는 식으로 운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료단체에서도 일단 (협의체에) 들어와 보고 전혀 수긍할만한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 싶으면 탈퇴해도 된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 참여 없이 ‘여야정 협의체’만 먼저 구성할 가능성에 대해선 “여야정이 먼저 출발하면 의료계가 참여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전날(10일)에도 “협의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실한 마음으로 모이는 곳이다. 어떤 전제조건을 걸어 그 출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여야의정 모두가 조건 없이 신속하게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누구를 미리 인사 조치해야 한다’, ‘어떤 부분에 관해선 이야기를 꺼내면 안 된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전제 조건을 걸 만큼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고 상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현재 의료계는 2025·2026년 증원 백지화를 협의체 참여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협의체에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의료단체로 거론됐던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임현택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내일 아침 의협이 국민의힘 분들과 만나기로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