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사용 로켓 기술 시험 박차…‘중국판 스페이스X’ 키운다

▲유인 우주선 선저우 18호를 실은 창정 2F 야오 로켓이 4월 25일(현지시각) 중국 간쑤성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주취안(중국)/신화뉴시스

중국이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주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고 보고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높은 기술 장벽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랜드스페이스테크놀러지는 이날 ‘주췌-3’ 로켓으로 10km의 수직 이착륙 복귀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중국 국영언론은 “중국의 우주 산업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면서 “향후 우주 발사에서 고용량ㆍ저비용ㆍ고빈도ㆍ재사용성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또 다른 우주 스타트업 딥블루는 이번 주에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시험할 계획이다. 또 문제점을 해결해 내년에는 궤도 발사를 시도한다는 목표다. 딥블루의 후오량 최고경영자(CEO)는 “스페이스X가 나머지 우주산업의 속도를 정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로켓은 정기적으로, 반복적으로 상업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 이 기술을 완벽하게 이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달과 화성에 여러 차례 착륙한 미 항공우주국(NASA)을 따라잡았지만, 반복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하는 데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아시아, 유럽, 러시아도 일회용 발사체에 의존하는 데 머물러 있다. 이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글로벌 발사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

에어버스(유럽 항공우주기업)와 사프란(프랑스 방산기업)이 합작해 만든 유럽의 아리안그룹을 비롯해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 △우주개발 산업에서 비교적 오래 기술을 쌓아온 세계적인 항공우주 기업 보잉과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합작 로켓기업인 유엘에이(ULA) 등도 자체적으로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즈미사와 세이지 CEO는 6월 21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최종적으로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금은 구체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최소 25회 비행하도록 설계된 뉴글렌 로켓도 예정보다 4년 늦은 11월에 데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우주ㆍ방위시장조사업체인 포캐스트인터내셔널의 카터 팔머 우주시스템 분석가는 “재사용 가능한 중국 로켓이 실제로 사용되면 스페이스X의 팰컨9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기 시험 성공도 어렵거니와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여러 번의 시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중국에게 우주 산업은 시민의 자부심과 국가 안보의 문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상업 우주 산업을 원한다.

스탠포드대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의 센터 연구원 오리나 스카일라 마스트로는 “중국은 이 위대한 힘의 경쟁에서 중국 편에 서는 것의 이점 중 하나로 ‘이런 종류의 것들을 미국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또한 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이나 저개발 국가에서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에 대항할 수 있는 균형의 추를 원하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위원회의 피터 가렛슨 국방부문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지구 저궤도에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달 연구 기지부터 정지궤도에 우주 태양광발전소 건설까지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재사용 가능한 로켓이 필수적이다”고 언급했다.

가렛슨은 또 “이 모든 계획은 태양계에서 대규모로 질량을 움직일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필요하며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없이는 경제적으로 이를 수행할 수 없다”면서 “재사용성은 중국의 우주 경제 개발 계획에서 절대적인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재사용 로켓 개발을 위해 막대한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랜드스페이스테크놀러지와 딥블루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항공우주기술공사(CASC)와 중국항공과학기술공업공사(CASIC)의 자회사도 올해 초에 재사용 가능한 로켓 개발을 위한 실험을 단행했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으로 우주 첫 비행을 내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재사용 가능한 로켓을 개발하고 있는 중국 기업은 갤럭틱에너지에어로스페이스테크놀러지와 오리엔스페이스가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작년에 우주 프로그램에 140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이중 상당 부분이 CASC와 CASIC과 같은 국영 기업에 투자했다.

중국의 민간 우주 회사는 공적 자금으로 지원되는 발사 시설을 사용하며, 정부기금의 투자와 보조금을 받는다. 정부는 이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로켓기술센터를 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이 부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중국이 스페이스X를 이길 수 있는 국가적 챔피언을 키울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딥블루에 투자한 베이징에 있는 전청캐피털의 리 지안웨이 매니징 파트너는 “모든 회사가 중국의 스페이스X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모두가 그렇게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