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문재인 전 대통령 사건 처리 고심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19일 취임식을 하고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 특혜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이 심 총장 앞에 놓여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의 취임식은 다음 날 오전 11시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다. 심 총장의 임기는 16일부터 시작했지만,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취임식이 다소 미뤄졌다.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인 심 총장이 직면할 첫 정치적 사안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도 불기소 처분 의견이 나왔지만, 최재영 목사가 요청한 수심위가 남아 있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수사‧기소‧구속영장 청구 등이 적법했는지 심의하는 곳이다. 심의 의견은 강제가 아닌 권고적 효력을 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인물로, 지난달 23일 대검에 수심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을 고발한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의 수심위 소집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피의자 신분인 자신이 직접 나선 것이다.
검찰이 9일 최 목사의 수심위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심 총장이 명품백 수수 의혹 마무리를 넘겨받게 됐다. 다만 수사팀과 이 전 총장의 수심위에서 불기소 의견이 나왔기 때문에, 최 목사 수심위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김 여사 처분을 어떻게 할지도 검찰의 고민거리다. 앞서 12일 김 여사와 유사하게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손모 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손 씨의 1심 무죄 판단이 뒤집히면서 검찰의 김 여사 기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심 결과를 지켜본 뒤 김 여사에 대한 처분 내리겠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다만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현재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이 박탈돼 있다. 따라서 심 총장이 법무부에 지휘권 회복을 적극적으로 요청할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앞서 2020년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 지휘에서 배제한 뒤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은 복권되지 않고 있다.
전주지검에서는 문 전 대통령 일가를 겨냥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 씨가 2018년 7월부터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채용돼 받은 급여와 주거비 등 2억2300만 원이 문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있다.
2017년 말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되고, 그 대가로 서 씨가 이 전 의원이 설립한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달 말 문 전 대통령 딸 다혜 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다혜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 검찰이 다혜 씨를 소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