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일각서 마타도어…경영 정상화 위한 것” vs 고려아연 “합리적 경영 해왔다”

입력 2024-09-19 15:46수정 2024-09-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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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19일 기자간담회 개최
MBK “토종 사모펀드, 중국계 자본 아냐
…기업 거버넌스ㆍ재무건전성 개선할 것”
고려아연 “핵심 투자 두고 악의적 의혹”
최윤범 회장 임직원 서한 통해 “온 힘 다해 공개매수 저지할 것”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일각에서 우리를 중국계 자본이라며 마타도어(흑색선전)하는데 우리는 토종 사모펀드다. 최대주주 지위에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는 것일 뿐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다. 단지 고려아연의 비정상적인 기업 의사결정 구조(거버넌스)와 악화하고 있는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고 있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적대적 M&A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 및 특수관계인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되, 주도권은 MBK파트너스가 가져가는 구조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7%를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공개매수 대상 지분을 갖고 있는 투자자의 95% 이상이 기관투자자다. 이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공개매수 가격(66만원)이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논리다. 이 경우, 안정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게 MBK파트너스 측 설명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고려아연 지분 7%를 추가 취득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44%(의결권 기준)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주주총회 출석률을 고려할 때 44% 지분만 확보해도 고려아연 경영권 관련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MBK파트너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윤범 회장의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취임 해부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는 2019년 41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 원으로 35배 증가했다. 2019년 고려아연의 순현금 규모는 2조5000억 원이었으나, 올해 말에는 마이너스 440억 원의 순부채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 주도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는 무관한 투자들이 지속되고 있다”며 “완전자본잠식인 기업을 매출의 200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투자한 이그니오(Igneo), 사법리스크까지 거론되는 SM엔터테인먼트 등 나쁜 투자(Bad Investment)가 기업가치를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자는 게 영풍과의 거래 배경"이라며 "1대 주주인 영풍과의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지금까지 이뤄졌던 투자는) 여유자금 활용을 통한 투자수익 제고의 일환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100% 리사이클링 동박’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밸류체인의 핵심으로 지난해 3만 톤(t) 수준이던 동 생산량을 2028년 15만 톤까지 확대하기 위한 필수 투자”라며 “SM엔터테인먼트 투자 관련 시세조종 의혹 부분은 이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진행됐고, 당사에 대해서는 기소나 재판이 진행 중인 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도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모든 임직원에게 보내며 결의를 다졌다. 최 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인 메시지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지난 며칠 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며 “서로를 의지하고 각자 지혜를 짜내 우리 앞에 자신만만하게 서 있는 골리앗의 정수를 향해, 우리의 모든 것을 담아, 돌을 던져 쓰러뜨리고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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