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은행들…금감원은 연중 ‘조사 중’

입력 2024-09-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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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24일부터 사전검사…다음달 초 정기검사 돌입
NH농협금융·농협은행-KB금융·국민은행 등도 검사…BNK금융지주·부산은행도 예정

잇따른 사건·사고에 은행들이 금융감독당국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감독당국은 은행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며 기강 잡기에 나서는 한편, 검사 결과에 따라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서겠다며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내년 초까지 은행권에 대한 감독당국의 검사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사전 검사를 24일부터 진행한다. 다음달 예정된 정기검사에 앞서 자료 수집 및 중점 점검사항을 미리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사전 검사는 1~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 검사가 끝나면 다음달 7일께 정기검사가 이어지게 된다. 사실 우리금융의 정기검사는 당초 내년 초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이 대출 서류 조작해 180억 원을 횡령한데 이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 된 부정대출 사건까지 불거지자 금감원은 정기검사 일정을 앞당겼다.

금감원은 검사 일정만 앞당긴 것이 아니다. 검사 강도도 높였다. 담당 부서인 은행검사 1국 뿐 아니라 은행검사2국에 정보기술(IT)·자금세탁방지 담당국까지 총 4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통상 금융사 정기 검사에 30명 내외의 인력을 투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늘어난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검사에서는 특정 사안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을 다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다만 워낙 이슈가 많은 만큼 들여다 봐야 할 부분도 많을 것으로 보여 검사인력 등도 확대 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부터는 ‘내부통제’ 항목 배점도 크게 높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정기검사 때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유동성 △리스크 관리 등으로 이뤄진 은행 경영실태평가를 시행하는데, 당초 경영관리 부분의 하위 항목으로 이뤄져 있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 비중을 15%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신사업 제한 등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ABL 인수를 추진 중인데, 만약 이번 정기검사 중 진행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미비로 일정 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게 되면, 최악의 경우 보험사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

금감원의 이같은 강경한 기조에 떨고 있는 것은 우리금융·우리은행뿐만이 아니다. 현재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 KB금융·KB국민은행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KB금융·국민은행 역시 각종 금융사고와 불건전영업행위에 연루됐던 만큼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들 금융사 외에도 BNK금융지주와 부산은행 정기검사도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금융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정기검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100억 원대 배임 사고가 터진 NH농협금융·NH농협은행에 한차례 차례가 밀린 바 있다. 이후 하반기에는 KB금융·국민은행과 우리금융·우리은행에 대한 검사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추후 검사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이미 검사를 예고한 상황이니 만큼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BNK와 부산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도 빠른 시일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검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정확한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내년 상반기까지는 감독당국의 칼날이 은행권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검사가 끝나더라도 제재 수위 등을 포함한 검사 결과가 확정될때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검사가 이뤄지면서 제재까지는 막상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내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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