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증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 4분기와 내년에도 한국의 시장금리 하락의 속도와 폭은 완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기업평가가 내놓은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완만한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시장금리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대비로는 높은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앞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ㆍ연준)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빅컷을 단행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연내 한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11일과 11월 28일 연내 두 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대부분 시장에 선반영돼 있어 이로 인한 시장지표의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공약을 다수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가 제시하는 공약이 실행된다면 미 연준은 자신들이 9월에 제시한 경기 전망에 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해 나갈 가능성이 높지만, 트럼프 후보의 공약에는 인플레이션을 촉발시켜 기준금리 인상을 불러올 수 있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김태현 한기평 금융1실 실장은 “한국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에는 미국으로부터 오는 대외요인과 국내 물가 및 경제성장률 외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제언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 한국은행이 고려하고 있는 대내외변수도 지적했다.
김 실장은 “향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고려를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느냐, 아니면 가계부채 규모와 부동산 시장 상황까지도 한은의 부담이 되느냐는 현재 진행 중인 금융정책이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부실 우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대출채권 상각과 원활한 경·공매 진행 여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가계부채 억제 효과가 한은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 4분기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하기는 하겠지만, 최근 미국 등 주요국 정부의 정부부채 증가 폭과 중립금리 상승을 감안하면, 팬데믹 이전 대비로는 높은 수준 유지할 전망”이라며 “ 내년에도 한국 시장금리 하락의 속도와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