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엔캐리 자금 잔액 506조6000억엔, 청산가능성 높은 자금 32조7000억
한은 국제국 “8월 급격한 청산,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이례적 상황”
한국은행 국제국은 24일 ‘BoK이슈노트 -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를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 축소시 청산될 가능성이 높은 자금을 32조7000억 엔(2000억 달러) 수준으로 분석했다. 전체 엔캐리 자금 잔액(506조6000억 엔)의 6.5% 수준이다.
지난달 초에 발생했던 ‘블랙먼데이’ 당시 엔캐리 자금 청산 규모에 대한 이목이 커졌다. 연구팀은 “2022년 이후 미·일 금리차 확대 등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높아져 관련 자금규모도 큰 폭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엔캐리 자금의 추가 청산이 국제금융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엔캐리 자금을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BIS 등에서 엔화 관련 FX파생상품도 엔캐리 자금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거래구조가 복잡하고, 투자주체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어서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연구팀은 비상업 엔화 선물거래의 경우 7월 이후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금리인상 등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축소로 순매도 포지션이 이미 청산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은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대출 증가율이 1%포인트(p) 감소할 때 엔화대출 증가율은 0.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엔화대출은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된 이후 4~6분기 시차를 두고 청산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3월말 현재 엔화대출은 41조1000억 엔으로, 향후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 축소시 청산될 수 있는 대출잔액은 13조 엔으로 추정했다.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에서 청산 가능한 자금은 19조2000억 엔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이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가면 엔캐리 자금이 일부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현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되면서 그간 누적되어 온 엔캐리 자금이 일부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자금유형별로 투자목적, 투자시계 등이 달라 청산 속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흐름이 글로벌 금융사이클에 주 동인(main driver)은 아니지만 사이클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요인(amplifier)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엔캐리 자금 흐름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