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을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100대 의료기기 기업에 국내 회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제1차 의료기기산업 실태조사 및 2023년 시장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같이 확인됐다.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의료기기 상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2022년 기준 4407억3000만 달러(약 578조2400억 원)다.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44.9%를 차지했다.
상위 3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60%(18개)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며, 일본 13.3%(4개), 독일 10%(3개), 아일랜드 6.7%(2개) 등의 순이다.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175억2000만 달러(약 23조 원)로, 전체 매출액의 약 5.2% 수준이다.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82억6000만 달러(약 11조 원)를 투자했다.
매출 1위는 메드트로닉으로 316억9000만 달러(약 42조 원)다. 2위는 존슨앤드존슨 메디테크(271억 달러‧약 36조 원) 3위는 지멘스 헬시니어스(205억 달러‧약 27조 원), 로열 필립스(203억 달러‧약 26조6300억 원), 메드라인 인더스트리스(202억 달러‧26조5000억 원) 순이다.
반면 100대 기업에 포함 국내 기업은 없다. 국내 매출 1위는 2조8000억 원을 달성한 에스디바이오센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체외진단 기업의 매출액이 조 단위를 넘으며 급격히 실적이 올랐지만, 100대 기업에 들기에는 부족했다.
국내 의료기기업계는 국내와 해외 격차가 큰 이유로 의료기기 산업의 특성을 꼽는다.
의료기기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또 의료기기는 신약과 달리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 의료진은 쓰던 제품만 쓰는 경우가 많아 그것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100대 기업에 들어갈 만한 국내 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4월 ‘의료기기 산업 육성 지원 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국내 혁신형 기업을 육성해 수출과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한다.
먼저 투자를 확대한다. 향후 5년간 민간과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10조 원까지 늘리고,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주력 수출 분야, 잠재력이 높은 분야, 공적 분야에 집중 투자 할 계획이다.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임상 실증 및 교육‧훈련과 디지털헬스 분야 실증을 지원하고, 코로나19에 급성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도울 예정이다. 또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규제 강화 대응, 맞춤형 상담,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등 혁신적 기술의 시장 진입을 위한 방안도 담겨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어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런 부분을 육성해서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 보겠다는 게 골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