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금 가격 상승랠리 지속될 것…단기급등 부담도 존재"
천정부지로 치솟던 금 가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한 번에 금리 0.5%포인트(p) 인하)에 영향을 받으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금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 예금으로 금 현물에 투자하는 ‘골드뱅킹’ 가입도 고공행진 중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 통장 상품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3일 기준 66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5177억 원) 대비 28.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계좌 수는 26만3892개로 지난해 12월 말(25만945개) 대비 1만2947개 증가했다.
1월 5668억 원에서 △2월 5146억 원 △3월 5604 억 원을 기록하던 골드뱅킹은 △4월 6101억 원 △5월 5977억 원△6월 5992억 원 △7월 6194억 원 △8월 6397억 원 등 5900억 ~6000억 원대로 증가 추세를 꾸준히 이어갔다. 계좌 수도 △1월 25만2332개 △3월 25만5110개 △6월 25만9716개에서 △7월 26만1064개 △8월 26만2858개로 늘어났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금을 직접 매매하는 게 아니어서 0.01g부터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현금화가 쉽고 부가가치세도 없다.
금 가격은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여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이었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금은 이때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진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사재기도 금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현재 금 가격은 온스당 2650달러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속 이어지는 지정학적 위험을 감안할 경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주도하는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의 금 매입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잠재적인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재상승 위험을 헤지 가능한 금 투자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금 가격 강세 랠리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도 “올해 11월과 12월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금에 대한 투자역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어 연말까지 금가격의 추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금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 투자에 섣불리 나서기에는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이사실”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금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점은 투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