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계약 6개월 연장…KB로 실명계좌 변경 준비 지속
IPO 사전 준비 해석에 “IPO 역시 거래 환경 개선 일환”
수수료 무료로 수백 억 적자…“재정 부담 고려해 기획”
빗썸이 또다시 ‘거래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냄과 동시에 제휴은행 변경 시도를 이어가는 등 점유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IPO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빗썸 측은 “IPO 역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지원 및 경쟁력 강화라는 동일한 목적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2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다음 달 1일부터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한다. 지난해 10월 4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4개월간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지 약 8개월 만에 또다시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빗썸은 지난해 10월 무료 수수료 정책을 통해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점유율을 20% 후반대까지 끌어올리며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이번 달 들어서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 거래 지원을 계기로 비트코인을 포함한 79종의 자산에 대한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과 함께 제휴은행 변경도 추진 중이다. 빗썸은 이날 농협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6개월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은 “농협과의 계약이 만료된 만큼 계약 기간 연장이 먼저 수리된 것”이라면서 “은행 변경 건은 당국의 요구 사항을 보완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빗썸의 제휴은행 변경 시도 역시 점유율 확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KB가 농협보다는 리테일금융이 더 강하고, 특히 2030세대에 더 친숙한 은행”이라면서 “젊은 세대에 어필해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런 시도가 결국 빗썸이 내년 예고한 IPO 준비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점유율이 중요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 특성상, 투자자들의 설득할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가 점유율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아직 IPO가 직접적인 준비 단계에 들어간 상황이 아니고, 지난해 이용자에게 한 약속의 일환인 만큼,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지원 및 경쟁력 강화라는 (수수료 무료 등 이벤트와) 동일한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빗썸은 지난해 11월 창립 10주년 기념 네 번째 약속으로 오픈 경영을 선언하고, 그 일환으로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인 거래소 업계 특성상 출혈 경쟁을 통한 점유율 확보는 재정적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지난해 빗썸이 공시한 3분기 및 2023년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은 수수료 무료 정책을 온전히 진행한 지난해 4분기에만 270억 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반면 빗썸 측은 재정적 부담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빗썸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무료 이벤트 진행할 때와 비교하면 재정적 부담을 고려했다”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이용자들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방향으로 이벤트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9월 진행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이용자에게 멤버십 혜택으로 최대 0.07%의 메이커 리워드 및 특별 메이커 리워드 명목의 거래 인센티브까지 제공했으나, 이번 이벤트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다.
지난해 약 4개월간 진행했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대비 기간도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이 이번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서 별도의 종료 기한을 공지하진 않았으나, 지난번 이벤트와 달리 약 일주일 동안만 사전등록을 진행하는 만큼 비교적 단기적인 이용자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