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 시험 생산할 듯
2나노 공정 첫 고객은 '애플'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공정 첫 고객은 애플이 될 전망이다. 최근 전방위로 생산 기지를 넓히고 있고, 첨단 공정 기술 적용도 가시화하면서 TSMC의 독주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대만 현지언론 자유시보는 TSMC가 대만 남부 가오슝에 건설하고 있는 1공장(P1)과 2공장(P2)의 장비 반입이 12월부터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P1과 P2는 2㎚ 공정 라인으로, 이곳에서 각각 매달 2만 장씩 총 4만 장가량의 웨이퍼가 생산될 예정이다. 공장 설비 시스템의 전기, 가스 및 배관 작업 일정에 따라 가오슝 공장 시험 생산 시기는 이르면 내년 2분기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시보는 TSMC의 대형 고객사인 애플이 2㎚ 공정의 첫 번째 고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텔,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이 TSMC 2㎚ 첨단 공정을 통해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공정은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이 줄고, 처리 속도가 빠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은 3㎚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시장에서 고성능 칩 수요가 강해지면서 첨단 제조 공정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하고 있다. TSMC는 4공장(P4)과 5공장(P5)은 2027년 양산 예정인 1.4㎚ 생산 공정 위주로 배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선단 공정 기술 개발과 더불어 TSMC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글로벌 생산 기지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는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위해 75억 달러의 투자금을 추가로 승인했다. 대만 정부는 앞서 6월에도 50억 달러를 지원했는데, 3개월만에 전체 125억 달러의 투자금을 받게 된 것이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에 1공장 건설을 완료, 공장 2곳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2030년까지 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생산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TSMC의 첫 유럽 진출이다.
TSMC와 인피니언·보쉬·NXP의 합작법인 ESMC는 이곳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차량용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TSMC는 이번 공장 설립에 약 100억 유로(14조7000억 원)를 투자했다. 향후 이 공장은 월간 약 4만 장 수준의 차량용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TSMC는 올해 초 일본 구마모토현에 제2공장 건설 계획을 내놓고, 이르면 2026년 말부터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1공장은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두 공장의 월간 웨이퍼 생산 능력은 10만 장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반도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시장 점유율 역시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TSMC 점유율은 62.3%로, 1분기 61.7% 대비 0.6%포인트(p) 올랐다. 2위인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 역시 1분기 50.7%p에서 50.8%p로 소폭 벌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확대하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첨단 공정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여전히 업계에서는 TSMC 신뢰도가 높은 상황이다. 기술력을 끌어올려 격차를 잡아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의 경우 TSMC를 중심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학교, 연구 기관 등과도 촘촘히 연결돼 있다"며 "반도체는 기간산업인 만큼 우리나라 역시 직접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