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감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 16.4%, 전년대비 0.9%p 상승
숙박음식 내 한계기업 비중 낮아졌지만 59.0%로 여전히 높아
은행, 한계기업 신용공여 규모 125조 넘어…1년 새 23조8000억 증가
한은이 26일 공개한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외감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4%로 2022년(15.5%)보다 0.9%포인트(p) 올랐다. 차입금으로 보면 한계기업의 비중은 같은 기간 18.5%에서 26.0%로 7.5%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하회해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한 상태가 3년간 지속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한계기업 비중(기업 수 기준 17.4%, 차입금 기준 31.9%)이 대기업(각각 12.5%, 23.3%)에 비해 높았다. 2022년과 비교하면 대기업 내 한계기업 기업 수 비중은 0.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소기업 내 비중은 1.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차입금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은 8.9%포인트, 중소기업은 3.0%포인트 각각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 내 한계기업 비중이 2022년보다 9.2%포인트 하락했지만 59.0%로 절반을 넘었다. 이어 △운수 49.2%(5.9%p 증가) △전기가스 46.1%(38.0%p 증가) △부동산 43.8%(5.1%p 증가) 순으로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취약업종(숙박음식, 운수, 전기가스, 부동산)을 중심으로 업종내 한계기업 비중의 변화 추이를 보면, 팬데믹 이후 취약성이 크게 높아졌던 숙박음식 업종팬데믹 직후인 2022년에 숙박음식 업종의 경우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2022년 대비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이 낮아졌다”며 “부동산의 경우 2010~2020년중 한계기업 비중이 낮아지는 흐름을 보여왔으나, 2021년 이후 비중이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금융업권별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는 은행이 125조3000억 원으로 전년대비 23조8000억 원 증가했다. 상호금융은 4조4000억 원 증가한 13조1000억 원, 저축은행은 9000억 원 증가한 3조9000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한계기업에 대한 신용공여가 대부분 은행권에 집중돼 있으나, 2021년 이후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취급한 여신중 한계기업 익스포저가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한계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수익성, 유동성 및 차입행태 등을 선제적으로 고려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한계기업 징후가 높은 기업을 선별함으로써 차입금에 의존한 일부 한계기업이 장기존속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한 차별화된 리스크관리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은은 “금융기관은 한계기업 진입 전·후 기업의 수익성, 유동성 및 차입행태 등 재무건전성 변화의 특징 등을 반영한 보수적인 신용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제한되지 않도록 개별기업 및 산업의 미래성장성 등을 감안한 차별화된 리스크관리 기준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한계기업에 진입한 기업의 경우 정상기업으로의 회복 속도가 더딘 점을 감안해, 금융기관은 부실기업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도 더욱 강화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한은은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부정적 외부효과를 고려해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적기 구조조정과 함께 업종별 특성을 감안한 취약업종의 구조개선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계기업이 차입에 의존해 장기 생존함으로써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고착화하는 문제를 해결해 생산성이 높은 정상기업과 업종에 대한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